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얼마 전 한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미팅 이벤트를 연 적 있다. 코로나19로 한국에 올 계획을 미룬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서 오래 산 경험을 통해 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해줬다. 그리고 이들의 궁금증들을 살펴보면서 한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첫 번째로 기억에 제일 남는 질문은 ‘한국 사람들은 모두 재벌이고 돈이 많나? 실제로 그런가?’ 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아니라고 답했다. 한국 사람들이 돈이 많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한국 드라마 때문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속에서 재벌2세와 관련한 내용이 안 나오면 드라마가 생각보다 재미없어질 수 있을까봐 작가들이 이런 내용을 꼭 넣으려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벌 얘기가 많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화려한 재벌2세도 있겠지만 겉은 수수해보이지만 실속 있는 소위 ‘알부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필자의 경우 대학 시절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라왔던 것 중 하나가 충분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서도 늙어서까지 노동을 하면서 생활한다는 점이었다. 또 대부분의 한국 알부자들은 검소하게 사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평생 돈을 아끼고 모으는 법만 배우고 살았으니 쓰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세 번째로는 한국 사람들 모두가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냐는 질문이었다. 필자는 웬만해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 질문만큼은 피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 예쁨에 대한 기준으로 흔히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는 ‘얼굴이 주먹만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실질적으로 얼굴이 작은 외국인에게 말한다면 굉장한 실례가 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신체를 향해 팔등신, 구등신 등이라며 평가하는 것은 왠지 어색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외국인에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해서라면 한국은 생각보다 외국인에 대한 법률과 처우가 잘 마련된 나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높은 측에 속한 사람들은 5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한 때 국가 발전을 위해 젊음과 청춘을 바쳤던 사람들의 향수 때문이지 않을까도 싶다. 하지만 다는 아니지만 다문화가정 초창기 때 장가가지 못한 한국의 노총각들 때문에, 한국보다 경제력이 떨어지는 나라들에 대한 좋지 못한 편견을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것 같다. 국내총생산(GDP)이 한국보다 적다면 자연스레 못 사는 나라라고 생각도 한다. 필자도 이와 관련해 경험이 있다.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