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뇌졸중 52%·심부전 72% 증가
美 2021년 1월까지 감염자 15만명 추적해 일반인과 비교
심혈관 질환 현저하게 많아… 증상 약한 오미크론은 다를 수도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됐더라도 심장 발작과 부정맥 등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에 시달리는 등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코로나 후유증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도 국내 코로나 완치자를 상대로 후유증 진행 양상을 분석 중이다.
미국 보훈부는 이달 초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15만3760명의 심장 질환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에 감염된 적 없는 사람들보다 심장마비 위험은 63%, 문제가 될 수 있는 불규칙적 심장 박동 위험은 69%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에서 완치된 뒤 1년 시점에 측정한 결과다. 이들의 뇌졸중 위험은 52%, 심부전 위험은 72% 높았다. 또 폐에 치명적인 혈전(피 덩어리)이 생길 위험은 3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나이, 인종, 성별, 흡연, 당뇨병과 신장병 같은 기저 질환과 관계없이 (건강의) 위험 증가가 관측됐다”고 했다. 코로나가 단순히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치부할 질병이 아니란 것이다.
연구 대상의 감염 시기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월까지로 백신 보급 이전이다. 또 우한 바이러스와 알파 변이 등이 포함됐지만 델타와 오미크론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의 90%가 남성이고 70% 이상이 백인, 평균 연령은 60대 초반이다.
롱 코비드의 원인은 뚜렷이 규명된 바 없다. 감염 당시 바이러스가 몸 안에 계속 남아 염증을 일으키거나, 재활성화하면서 후유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를 앓고 난 뒤 자가 면역 반응으로 후유증이 생긴다는 가설도 나왔다.
관건은 롱 코비드가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대규모 질환으로 커질 가능성이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과 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은 미국의 코로나 완치자 27만3618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7%가 감염 후 3~6개월 사이에 하나 이상의 후유증을 겪었다는 결과를 지난해 9월 발표한 바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우울감과 불안 장애(15%)였고, 호흡곤란(8%)과 복통(8%), 흉통(6%), 피로(6%), 두통(5%), 인지 장애(4%), 근육통(1.5%) 순이었다. 연구팀은 “독감 환자들도 후유증이 있긴 하지만 코로나 후유증 발생 횟수가 (독감의) 1.5배이고 지속 시간도 훨씬 길다”고 분석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2% 정도만 롱 코비드가 보고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인구는 6800여 만명이며, 확인된 감염자만 1800만명에 달한다. 향후 수년이 흐르면서 롱 코비드의 상당수가 자연 치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롱 코비드는 신경계(두통)와 호흡기계(호흡 곤란), 근골격계(근육통) 등 여러 기관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복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증상이 경증 위주인 오미크론의 후유증은 델타 위주의 연구 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140만명) 가운데 절반 가량인 70여 만명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 전에 발병했다.
코로나를 먼저 경험한 주요국들은 롱 코비드를 국가적 의료 대응 과제로 삼는 분위기다. 박인숙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명예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코로나 감염이 강력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가 될 것”이라며 “이는 국가와 사회 전체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일부 소규모 연구를 제외하면 관련 연구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고려대병원과 협력해 코로나 완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후유증 양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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