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냐 장수냐, 70代에 결정… ‘건·강·가·화·만·사·성’ 기억해야
노년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누구나 건강한 노화를 바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연합(UN)은 건강 노화(healthy aging) 개념을 질병이 있더라도 자신의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삶의 가치가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그걸 못하고 여러 신체 장기 기능이 상당 부분 감소한 상태를 노쇠라고 부른다.
누가 건강 노화를 하고, 어떤 이가 노쇠해지는지 연구하기 위해 한국노인노쇠코호트가 이뤄졌다. 2016년부터 전국 10개 센터에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70~84세 3000여 명을 모집하여 2년마다 기능 상태 변화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그동안 이룬 연구 성과 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한다.
◇70대가 노쇠로 가는 기로
서울대 간호대팀과 공동으로 신체 활동의 노쇠 예방 연구를 한 결과, 70대(70~79) 고령자는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하면 2년 뒤에 노쇠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80대 초반(80~84세) 고령자는 그럼에도 노쇠를 막을 수 없었다.
이와 유사한 연구가 미국서 10년 전 대규모로 이뤄졌다. 마찬가지로 70대 중반 고령자는 중등도 신체 활동 중재를 통해 노쇠 정도가 감소했으나, 80대 초고령자는 노쇠 정도가 줄지 않았다. 노쇠 예방을 위해서는 좀 더 젊은 나이에 관리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70대 중반이 노쇠냐 정정한 장수로 가느냐 분기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노쇠가 왔을 때, 이전 단계로 회복되려면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을 해야 가능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일상의 운동으로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서 높은 수준이란, 숨이 약간 찰 정도의 중등도 운동을 거의 매일 1시간 하거나, 그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주 3일 이상, 30분 이상씩 하는 것을 말한다. 중등도는 빠르게 걷기, 가벼운 물건 나르기, 청소나 육아 등과 같은 신체 활동을 말한다. 단순 걷기는 가벼운 신체 활동으로 분류된다. 고강도 운동은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거나 나르는 일, 노동, 계단으로 물건 나르기, 달리기, 근력 운동 등이 포함된다.
같은 연구에서 높은 수준의 신체 활동뿐 아니라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만성 질병 개수가 적은 경우, 2년 뒤에 노쇠 상태에서 노쇠 전 단계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아내와 살면 노쇠 위험 줄어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 친구와 거의 매일 만나는 노인들은 한 달에 1회 정도밖에 만나지 않는 사람들보다 노쇠 위험이 5분의 1로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족과 만나는 횟수는 큰 영향이 없었다는 점이다. 가족보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게 노쇠 예방에 좋다는 의미다.
또한 남성 고령자가 혼자 사는 경우보다, 아내와 같이 살면 노쇠 위험이 70% 줄었다. 반면 여성 고령자는 남편과 같이 살더라도 노쇠 위험이 감소하지 않았다.
한양대 식품영양학과팀 연구팀이 노쇠 혹은 노쇠 전 단계 노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단백질을 매일 체중 1kg당 1.5g, 1.2g, 0.8g 등으로 각각 공급한 결과, 단백질 1.5g 그룹만이 3개월 뒤에 근육량도 늘고, 보행 속도도 빨라지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을 따르면, 노인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으로 체중 1kg당 하루 0.91g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현재 근육을 유지하는 최소량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노쇠해져 있거나 근 감소증이 있으면서 영양 불량 위험이 있는 노인은 단기간에 근육량 증가와 보행 속도 개선을 하려면 체중 1kg당 단백질을 1.5g 먹어야 한다.
체중 60kg인 고령자를 예로 든다면, 하루 90g의 단백질이 필요하고, 이는 식사 때마다 30g 단백질이 필요하다. 계란 1개당 6g의 단백질이 있으므로 4~5개 정도다. 닭가슴살, 육류, 생선 등은 150g, 우유는 3잔 반,견과류는 한 컵 반인 150g을 먹어야 한다. 음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기 어렵다면 단백질과 류신 같은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는 건강식품도 좋은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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