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얀센, 오미크론 못막아”… 국내 445만명 불안
NYT “화이자·모더나로 부스터샷 맞아야 효과”
코로나 백신 접종을 아스트라제네카(AZ)나 얀센으로 받았다면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AZ·얀센은 미접종보다 중증과 사망 예방 효과가 훨씬 크다. 이후 mRNA 계열인 화이자·모더나로 3차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치면 오미크론 감염 확률도 낮아진다. 문제는 AZ·얀센 접종 후 아직 부스터샷을 맞기 전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3차를 화이자나 모더나로 맞는데, 접종을 기다리는 규모가 20일 현재 445만명에 달한다. 오미크론 감염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우리나라도)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이내에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 시각) “AZ·얀센과 중국·러시아 백신 등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예비 연구가 늘고 있다”며 “현재로선 오직 화이자나 모더나, 그것도 부스터샷까지 마쳐야 오미크론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AZ가 오미크론에 약하다는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먼저 나왔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AZ 백신을 2차까지 맞고 25주(약 6개월) 이상 경과하면 오미크론 방어 확률은 10% 아래로 줄어든다고 전했다. 미접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화이자 2차 접종은 25주를 넘겨도 방어력이 40% 정도 유지되는 것과 비교하면 취약하다.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AZ가 40%, 화이자가 60% 방어력을 유지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다만 초기 접종이 화이자든 AZ든, 부스터샷으로 화이자를 맞으면 방어력이 다시 70~75%로 올라갔다. 영국 가디언은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 “영국은 AZ를 초기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게 집중적으로 맞혀 이들이 코로나에 쉽게 감염됐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워싱턴대와 남아공 위트워터스랜드대 연구진이 각각 진행한 예비 연구에서는 얀센 1차 백신의 경우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항체가 아예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와 별도로 미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등이 공동 진행한 가상 면역 반응 실험에서는 화이자·모더나·얀센 초기 접종은 오미크론 대항 항체가 없거나 낮았지만, 부스터샷을 맞고 나자 모두 강력한 항체 반응이 형성됐다. 얀센의 경우에도 추가로 mRNA 부스터샷을 맞으면 방어력이 올라간 것이다.
국내에서 부스터샷은 두 달여 만에 1100만명이 맞았다. 오미크론 확산세도 주요국보다 양호하다. 실증 데이터는 적다. 하지만 AZ·얀센 초기 접종이 오미크론에 취약할 것이란 단서는 있다. 방역대책본부는 20일 부스터샷 접종 후 오미크론 감염자가 전날 발표된 4명에서 1명 추가된 5명이라고 정정 발표하면서 “얀센 백신을 접종받았던 1명을 조사 과정에서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5명 사례 가운데 얀센 1차 접종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맞은 부스터샷은 모더나 또는 얀센 등이다. 1차 접종이 얀센이 아닌 1명은 AZ 2차례 접종에 이어 화이자 부스터샷을 맞고 나서 35일 만에 감염됐다. 공식적으로 백신 효력이 나타나는 2주 경과 뒤에 감염됐다. “AZ 초기 접종도 오미크론에 취약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나머지 1명은 부스터샷까지 모두 화이자였지만, 부스터샷 접종 3일 뒤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접종 직후 효능이 덜 형성됐을 수 있는 것이다. AZ와 얀센은 기존 델타 변이에 의한 돌파 감염도 화이자나 모더나보다 많은 것으로 나온다. 현재 국내 AZ 2차 접종자 928만명 가운데 521만명, 얀센 1차 접종자 150만명 가운데 112만명이 mRNA로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나머지 AZ 접종자 407만명과 얀센 38만명 등 총 445만명은 부스터샷을 맞기 전 상태다.
그렇다고 AZ나 얀센 접종자라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고, 조속히 부스터샷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국내외 연구 결과에서 AZ나 얀센도 중증화나 사망을 막는 데는 미접종보다 훨씬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미접종의 경우, 지금은 1차 접종부터 화이자나 모더나로 진행 중이다. 빨리 시작할수록 부스터샷도 빨라진다. 방역 당국 조사에서 어느 백신이든 2차 접종까지 마치면 중증화율은 평균 4분의 1 정도로 줄고, 부스터샷을 추가하면 다시 그 12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입증됐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는 현재까지 모두 경증이다. 문제는 오미크론이 세계 곳곳에서 창궐하면 앞으로 언제라도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일 방대본 발표에 따르면, 불과 3주 만에 주간 단위 델타 변이 검출률이 99.9%에서 98.3%로 줄어들고 대신 없던 오미크론이 1.7%로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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