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기름때 영상의 반전... “민노총 지회장이 일부 조작했다”
지난 9월 던킨도너츠 안양 공장에서 반죽에 이물질이 떨어져 있는 장면 등이 담겨 위생 불량 논란을 부른 영상과 관련해 경찰이 영상이 일부 조작됐다고 판단하고 촬영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던킨도너츠를 제조·판매하는 SPC그룹 산하의 비알코리아가 던킨 안양공장 근무자이자 영상 촬영자인 A씨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비알코리아 지회장이다.
앞서 A씨는 지난 9월 안양공장의 생산라인 내부를 담은 영상을 정의당 강은미 의원실에 제보했다. 이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장치에 기름때가 끼어있고, 기름때가 반죽에 떨어진 모습,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 검은 물질이 묻어있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 영상은 9월 29일 KBS 뉴스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뉴스가 보도되기 전인 이날 오전 던킨도너츠 안양공장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당시 식약처는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일부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고 했다. 그 뒤 식약처가 비알코리아 다른 공장 4곳을 상대로 실시한 위생점검에서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비알코리아 측은 이 영상이 공개된 직후 “공장 내부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가 고의로 제보 영상을 촬영하면서 조작한 게 의심된다”는 취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회사 측은 “지난 7월 28일 A씨가 아무도 없는 생산라인에서 펜 모양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며 “A씨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심지어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기름을)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주걱에 기름을 묻힌 뒤 반죽 위에 털고 이를 왼손에 쥔 카메라로 촬영했고, 이 영상은 방송 보도에 나온 영상과 일치한다”고 했다.
비알코리아가 영상을 공개한 이후 기자회견에 나온 A씨는 회사 측이 문제 삼은 영상에 대해 “(설비 위에서) 기름이 계속 작업자들 몸이나 머리에 떨어져 그런 일을 막으려고 주걱으로 긁은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까지 수사를 벌인 결과 A씨가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비알코리아 측이 확보한 영상과 A씨 제보 영상을 대조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안양공장에 대한 현장검증도 벌였다. 그 결과 비알코리아 측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혐의가 일부 확인돼 검찰에 송치했다”고 했지만, 어떤 부분이 조작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측은 “경찰이 문제 삼는 것은 공익제보자가 폭로한 40분 영상 중 단 2초”라고 했다. 또 비알코리아 측이 주걱에 기름을 묻힌 뒤 반죽 위에 터는 것이라고 주장한 A씨의 동작에 대해선 “해당 동작은 폭로된 던킨도너츠의 비위생적인 생산 실태 문제와 무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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