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건강 지키는 ‘하늘의 선물’ 양배추… 항암효과도 뛰어나
김수정 헬스온더테이블 기자
입력 2021.08.17 03:00
양배추에서 추출한 비타민U(MMSC)는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 위장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Getty Images Bank
약식동원(藥食同源)은 ‘약과 음식의 근원이 같다’는 뜻이다. 오래된 한의학 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유래했다. 질병 치료의 해답은 음식에 있다는 의미다. 히포크라테스 역시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고 했다. 서양에서 ‘가난한 자들의 의사’로 불릴 정도로 몸에 이로운 식재료가 있다. 바로 양배추이다. 양배추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즐겨 먹던 채소로 미국의 타임지(誌)가 선정한 서양 3대 장수식품 중 하나이다. 칼륨·칼슘·비타민C·비타민U 등이 풍부하면서도 열량은 적어서, 오래전부터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도 양배추를 “인간을 밝고 활력 있게 하며, 마음까지 가라앉히는 채소”라고 칭송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위 건강을 지키는 하늘의 선물, 양배추
양배추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는 짜고 매운 음식을 즐기며, 급하게 먹기도 한다. 이런 식습관으로 인해 한국인 10명 중 1명꼴로 위·식도 역류병이나 위염·십이지장염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별 환자 수를 보면 40세 이상이 전체의 77.5%나 차지해 나이 들수록 식습관 개선이 절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양배추는 속 불편한 이들이 곁에 두고 늘 섭취해야 할 필수 식품이다. 양배추가 이렇게 위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양배추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U 덕분이다.
◇양배추의 위 보호 효과, 비타민U
비타민U는 1940년대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체니 박사(Dr. Garnett Cheney)가 처음 발견한 성분이다. 체니 박사는 ‘위궤양에 걸린 쥐에게 양배추 즙을 먹였더니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실험 결과에 따라 양배추와 궤양 치료의 상관관계까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1950년 ‘미국 영양학협회 학술지(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에 양배추에 풍부한 MMSC(Methyl Methionine Sulfonium Chloride) 성분이 소화성 궤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며 이를 ‘비타민U’라고 명명(命名)했다. MMSC는 일반적인 비타민 개념과는 다르기 때문에 실제 비타민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지만, 편의상 궤양 치료에 유효한 성분이라고 해서 ‘Ulcer(궤양)’의 앞글자를 따 ‘비타민U’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양배추에서 추출한 비타민U(MMSC)는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어 위장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타민U는 양배추·브로콜리·케일 등에 함유되어 있는데, 그중 양배추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질겨서 먹지 않고 버리는 양배추 심지 부위에 비타민U 성분이 풍부하다. 따라서 심지 부위를 버리지 말고 섭취하거나 즙으로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위 건강뿐 아니라 항암 효과까지
양배추는 위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도 높은 식품이다. 양배추를 비롯한 십자화과(十字花科) 채소의 항암 효과가 국내외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대부분의 십자화과 채소는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해 ‘50% 이상’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위암의 경우 양배추·브로콜리·케일·냉이 등이 ‘80% 이상’ 높은 암세포 증식 억제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가 항암 식품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s)’라는 독특한 생리활성 물질 때문이다. 십자화과 채소를 섭취하면 채소 자체에 함유된 미로시나아제(myrosinase)라는 효소에 의해 글루코시놀레이트가 가수분해(加水分解·물 분자가 작용하여 일어나는 분해)돼 인돌-3-카비놀, 설포라판, 이소티오시아네이트 등으로 전환된다. 이중 인돌-3-카비놀과 이소티오시아네이트가 강한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양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외에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해 항암 작용에 시너지 효과까지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는 생으로 먹거나 열 조리를 최소화할 것
양배추는 생으로 먹어야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양배추 속 글루코시놀레이트 분해 효소인 미로시나아제가 열을 받으면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타민U와 비타민C도 열에 약해 조리할 때 가열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반찬으로만 섭취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어 즙 형태로 언제 어디서나 꾸준하게 마시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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