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 꺼낸 ‘1월 치료제·3월 백신’… 정은경은 확답 못해
[코로나 3차 대유행 / 백신 접종 언제?]
입력 2020.12.15 03: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민주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사용은 내년 1월 하순 이전,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항체치료제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접종 가능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치료제와 백신 효과와 도입 시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정부나 여당 대표가 ‘백신과 치료제’를 언급하는 것은 지금 코로나 유행을 통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항체치료제 극적 효과 없을 것”
정 청장은 14일 “항체치료제가 개발 일정이 가장 빨라, 조만간 임상 2상 자료를 토대로 식약처가 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 청장은 “경증 단계에서 발병 이후 초기에 투여하면 코로나가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 청장이 언급한 치료제는 국내 셀트리온이 개발하고 있는 항체치료제다. 지난달 미국 등에서 임상 2상이 끝났다. 전문가들은 치료제가 없는 시급한 상황에서 임상 2상 결과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긴급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효과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셀트리온은 아직 임상 2상 자료 공개를 안 했지만, 기존에 나왔던 리제네론과 릴리 등 외국의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이미 중증으로 진행한 환자에게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확한 자료가 나와야겠지만 방역 당국에서 임상 2상으로 긴급승인이 가능하다고 하니 우려가 생긴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신종플루 당시 타미플루처럼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준다는 근거는 없다”며 “백신이 아닌 치료제는 유행 확산을 막는 효과는 크게 떨어져 현 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치료제를 경증 환자에게 투여해 중증 환자 진행을 막아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확보 상황은 아직 불투명
이날 정 청장은 “백신 공급 시기에 대해서는 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3월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이낙연) 대표가 말했는데, 가장 빨리 국내에 도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라며 “다른 3사 백신은 구매확약을 한 상태로 연말까지 2개 이상과 계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최초 접종이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FDA(식품의약국) 사용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우주 교수는 “지난 9월 3상 과정에서 신경계 중증 이상 반응이 나와 영국과 미국에서 임상을 중단했었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이상 반응이 백신과 무관하다는 증거를 FDA에 제출하지 못했고, 첫 접종 때 절반 용량을 투여하면 더 효과가 좋게 나타났던 원인불명의 문제까지 겹쳐 ‘진짜 괜찮은 거냐’는 의구심이 커진 상태”라고 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사실상 이번이 첫 백신 개발이라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어 3월 도입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 믿고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는 지난 8일 백신 4400만 명분 확보 발표 이후 다른 회사 3개의 백신 도입 시기와 물량에 대한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구매 계약이 끝났다고 발표한 다국가 백신 공동구매 플랫폼인 코백스 퍼실러티를 통한 1000만 명분 확보 계획도 어느 회사 백신을 확보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없다.
정재훈 교수는 “최대한 빨리 백신 도입 시기와 접종 계획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언제 끝날지 알고 버티는 것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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