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집콕 송년회… 압력밥솥 바비큐에 갈비 라면, 딱이네!

최만섭 2020. 12. 15. 05:13

집콕 송년회… 압력밥솥 바비큐에 갈비 라면, 딱이네!

유용욱 셰프의 ‘한국식 바비큐’

이혜운 기자

입력 2020.12.15 03:00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그의 할아버지는 소를 경매장에 파는 일을 했다. 가족들은 기쁜 날이나 슬픈 날, 특별한 날에 소를 잡았다. 아버지는 대기업을 20년 넘게 다녔다. 월급날이나 공휴일이면 늘 집에선 고기를 구웠다. 그도 결혼하고 가족이 생기자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유용욱 바비큐 연구소장에게 고기는 늘 ‘가족의 행복’이었다.

 

한국식 바비큐 개발한 ‘유용욱’

서울 용산구 ‘남영아케이드’. 100년 된 이 건물 안에 ‘유용욱 바비큐 연구소’가 있다. 한쪽에서는 손님을 받고, 다른 쪽에서는 연구를 한다.

그가 바비큐를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부모님이 미군 부대 놀러 갔다가 바비큐 그릴을 사오셨어요. 그때부터 저희 집은 그릴에 고기를 구워 먹었죠. 아버지가 회사 동료 분들을 집에 모시고 오면 어머니는 정육점부터 달려가셨죠.”

유 소장도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와 아버지처럼 대기업에 들어가 10여년을 일하며 결혼도 했다. 가족이 생기니 다시 바비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바비큐를 너무 좋아하니 아버지는 제가 식당 차릴까 봐 걱정하셨어요. ‘좋은 회사 다니는데 왜 그만두느냐’고 하셨죠.”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4년 전 그렇게 탄생한 곳이 ‘이목리 바비큐 연구소’. 그때부터 유 소장은 매주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 이목리에 내려와 오후 9시부터 불을 피워 바비큐를 시작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불을 체크하고, 쪽잠을 자면서 새벽 6시에 장작을 추가로 넣었다. 다음 날인 토요일 점심 친구들이 모여들면 완성된 바비큐로 파티했다. 그렇게 소문이 나 셰프, 연예인들에 이어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까지 그의 바비큐를 맛봤다. “식당은 절대 안 된다던 아버지도 대기업 회장님들이 칭찬하니 ‘이제 열어도 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압력 밥솥과 오븐으로 바비큐 만들기

바비큐(Barbecue)는 육류를 덩어리째 구워내는 요리다. 중남미의 ‘바르바쿠아(Barbacua)’ 요리법이 미국으로 건너와 완성됐다. 원래는 미국 남부 흑인들이 백인 지주들이 먹다 남은 부위로 공터에 불을 피워 구워 먹은 것이 유래다. 그러다 보니 뼈가 많은 갈비나 족발 부위가 많았다.

 

유 소장이 개발한 방법은 ‘한국식 바비큐’다. 그의 ‘시그니처 비프립’은 소의 5~7번 갈비 부위를 쓴다. 소갈비집에서 구이로 쓰는 부위다. 그릴에 올리기 전, 수비드(밀폐된 비닐봉지에 음식을 넣고 저온의 물로 익히는 법)로 18~20시간 정도 익힌 후, 바비큐 그릴에서 두 시간 정도 소스를 발라가며 익힌다. 양념도 간장이 기본이다.

“미국식 바비큐는 물리더라고요. 대신 엄마의 소갈비 양념을 썼더니 끝도 없이 들어가요. 수비드는 당시 유행하던 쿡방 보고 배운 거예요. 직장 생활 하면서 불 앞을 14시간씩 지키는 게 힘들더라고요. 고기를 더 부드럽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어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고요.”

그래서인지 그의 바비큐는 갈비찜과 갈비구이, 미국식 바비큐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복합적인 맛이다.

연말을 앞두고 집에서 할 방법은 없을까. “LA갈비를 1.4㎏(4인분) 사요. 그걸 압력 밥솥에 넣고, 야채와 갈비 양념 부은 뒤 보통 갈비찜 할 때의 절반 정도로 익혀요. 그걸 꺼내 오븐에 넣고 170도 정도에서 1시간 반 정도 15분마다 갈비 양념을 발라주며 구우면 돼요. 집에 그릴이 있다면 불은 한쪽에 피워 간접열로 1시간 반 정도 구우면 되고요.”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식 바비큐를 먹었으니 마무리도 한국식인 탄수화물로 해야 한다. 유씨는 ‘갈비라면’을 추천했다.

“갈비뼈 남은 걸 냄비에 넣고 야채⋅향신료와 함께 육수를 우려요. 저희는 10시간 고아내지만, 집에선 요령껏 하면 돼요. 그렇게 우려낸 육수에 라면 넣고, 먹다 남은 고기 넣고, 청양 고추 넣고 끓이면 됩니다.”

진한 국물, 갈비의 단맛, 청양 고추의 매운맛이 어우러져 라면이 식고 불어도 볶음면처럼 맛있었다.

 

<문화부> 유용욱바베큐연구소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이혜운 기자

 

음악과 음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