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까지 다달이 현금 지급, 사회보장에 대한 정면도전"
조선일보
입력 2020.06.11 03:00
[기본소득 논쟁] [2] 전문가 인터뷰 - '좌파 반대론자' 이상이 교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이 대표는 범여권의 대표적인 복지학자 중 한 명이다. 그동안 정부 여당의 복지 확대를 주장했는데, 기본소득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 교수를 만나 이유를 들어보았다.
―그동안 복지 확대를 주장해왔는데 기본소득은 왜 반대하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본소득이 보편적 사회보장의 원리를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복지를 확대해 나가야 할 때고 그러기 위해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본소득은 복지 확충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나눠 주다 보면 소득재분배 효과, 경기 조절 효과도 없다."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당장 우리나라 복지에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취업자 절반이 고용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다. 그 사람들을 더 두텁게 보호하려면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가야 하는데 속도가 느리다.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앞으로 저출산·고령화로 돈 들어갈 곳이 한둘이 아니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 서비스, 장기요양보험에 돈이 들어가는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이런 상황에서 소중한 세금을 전 국민에게 나눠 주자는 주장은 정치인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그 유령이 여의도에 떠돌고 있으니 반대하는 것이다."
―기존 현금성 복지를 조정하면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어떤가.
"우파 기본소득안이든 좌파 기본소득안이든 기존 복지제도를 거부하는 것이라 반대다. 둘 다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파든 좌파든 200조원을 끌어다 똑같이 나눠주겠다는 것인데, 2차 세계대전 이후 지난 70여년 동안 쌓아온 사회보장 방향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기존 사회보장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장성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할 정치인들이 좌우파 기본소득안을 따지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소득을 작게 시작해보자고 하는데.
"이 어려울 때 소중한 국가 재정을 푼돈으로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좌파든 우파든 실질적으로 돈을 마련하지 못해 기본소득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푼돈 나눠주는 '가짜 기본소득'이 나오는 것이다. 전 국민에게 한 달에 1만6000원, 4만원을 나눠주자는 것이 제정신이냐. 좌파, 우파는 어차피 기본소득을 할 수 없지만, 가짜는 집권하면 할 수도 있어 걱정이다."
―그래도 4차 산업혁명이 오면 일자리가 줄고 양극화 심화로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사회는 언제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줄 개연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인구 감소 속도보다 더 빠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시대가 온다고 현금을 똑같이 나눠 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온 국민이 집에서 먹고 놀라는 얘기냐. 그런 사회가 역동적인 사회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기본소득을 하면 정부가 기능 축소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수가 없다. 기본소득은 4차 산 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대안이 절대로 될 수 없다."
―그런데 왜 정치인들이 자꾸 기본소득을 얘기할까.
"어느 나라도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 진지하게 기본소득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주류 정치권은 다 반대다. 한국만 유일하게 이 지사 때문에 논의하는 것이다. 금방 퇴치될 것으로 본다. 기본소득은 철학적 레토릭이지 현실에서 수행 가능한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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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1/20200611001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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