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공유 경제·로봇… 사람들을 일터에서 내몰지만 신기술의 利點 놓칠 수 없어
사회적 파국 막아야 하지만 정치인들은 대안 제시 못 해
![일자리 빅뱅이 다가온다](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1/26/2019012600235_0.jpg)
일자리 빅뱅이 다가온다
대럴 웨스트 지음|김인수 옮김|한빛비즈|316쪽|1만6800원
에드워드 벨러미의 소설 '뒤를 돌아다보며'의 주인공 줄리언은 1887년 잠들었다가 100여년이 흐른 뒤 깨어난다. 그가 목격한 2000년대 미국은 지상 천국이다. 45세가 되면 직업에서 해방되고 노동은 모두 자동화된 기계 몫이다. 사람들은 취미 생활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다. 하지만 2019년에 사는 우리는 벨러미가 미래를 잘못 예언했다는 사실을 안다. 현실의 기계는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세계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기술혁신센터를 총괄하는 대럴 웨스트는 저서 '일자리 빅뱅…'에서 "20세기 초의 산업 경제는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21세기 디지털 경제는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제시하는 전망은 온통 잿빛이다. 로봇, 가상현실, 자율주행, 플랫폼 기반의 승차와 숙박 공유 비즈니스 등이 사람들을 빠른 속도로 일터에서 내몰고 있다. 250만 명에 이르는 미국 화물차 운전자는 자율주행차가 거리에 나오는 순간 실업자로 전락할 것이다. 고학력 사무직 노동자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한 세대 안에 프로그래머와 데이터 과학자 등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가진 소수만이 남는다. 기업주가 일 잘하고 휴가도 가지 않으며 인간관계로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놔두고 의료, 보험, 교육, 퇴직연금을 줘야 하는 정규직을 둘 이유도 없다. 먼 미래 얘기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다. 2005년 이후 미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94%는 복지 혜택이 없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1/26/2019012600235_1.jpg)
그렇다면 21세기판 러다이트(19세기 초 영국에서 일어난 기계 파괴) 운동이라도 펼쳐야 하는가. 우리는 택시기사와 카카오 카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불행히도 시간은 인간의 편이 아니다. 5세대 이동통신과 결합한 각종 진단 장비와 의료용 로봇 덕분에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오지(奧地) 환자가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되고, 자율주행 기술은 교통사고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이다. 대소변 처리를 타인에게 맡기며 민망해하던 노인들에게 요양 로봇은 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이 모든 혜택 앞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지키자는 주장은 설 곳이 없다.
![보통사람들의 전쟁](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1/26/2019012600235_2.jpg)
보통사람들의 전쟁
앤드루 양 지음|장용원 옮김|흐름출판|368쪽|1만6000원
미국에서 벤처 기업 창업을 지원해 온 앤드루 양은 저서 '보통사람들의…'에서 이런 현대를 '대실업 시대'로 명명한다. 그는 시급 20달러 미만 일자리의 83%가 조만간 사라진다는 백악관 보고서(2016)를 인용한다. 웨스트는 평생직장 신화가 깨졌으니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직업교육 제도를 확충하자고 제안하지만, 양은 기계와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미래의 직장은 '골대가 움직이는 축구장'이라며 교육을 통한 재취업은 '희망 고문'에 불과하다는 비관론을 편다.
양은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겨도 먹고 살 수 있도록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미국 성인 모두에게 해마다 절대 빈곤선인 약 1만2000달러씩 주고, 대신 126개에 이르는 잡다한 복지 프로그램을 폐기해 비효율을 줄이자는 주장이다. 웨스트는 기본소득에 회의적이다. "복지와 사회보장에 연간 1900억달러를 투입하는 호주는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우 연간 340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며 "기본소득론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인간이란 테마를 두고 두 저자가 펼치는 대안 찾기가 흥미롭다. 갈수록 악화하는 실업 사태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새로운 사회 계약이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