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기해년(己亥年) 새해에 ‘임중도원[ 任重道遠 ]’을 생각한다.

최만섭 2019. 1. 1. 15:22

기해년(己亥年) 새해에 임중도원[ 任重道遠 ]’을 생각한다.

 

1.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은 육십간지 중 36번째 해로, 2019기해년(己亥年)황금돼지의 해입니다. 돼지는 예로부터 하늘에 바치는 신성한 재물이자 재산과 복의 근원으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집안에 부를 가져다주는 길상의 동물로 현재도 '돼지꿈' 은 가장 좋은 꿈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게으른 동물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누울 자리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대소변도 가릴 줄 아는 영리한 동물이 바로 돼지입니다.

 

2. 임중도원[ 任重道遠 ] :등에 진 짐은 무겁고 길은 멀음.

대학교수들이 2018년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 任重道遠 ]’을 선정했습니다. 전호근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임중도원을 추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3. 무아(無我)

올해의 사자성어 임중도원[ 任重道遠 ]은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절대 만만치 않으니 이기심을 버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각자 자기의 맡은 바 일을 다 해야 한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조국이 처한 경제 및 안보위기보다도 더 위중한 위기는 보수와 진보’ ‘귀족 노동자와 일반 노동자등으로 양분되어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목숨 걸고 대립하여, 마치 내전을 겪는 나라를 연상케 하는 분열된 민심이라는 생각에 많은 분이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이 극단적 분열의 원인은 거짓 나인 아상(我相)에 사로잡힌 이 나라 정치인과 이익단체 지도자들 때문입니다. 아상(我相)은 탐진치(貪瞋癡)를 의미합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끊임없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일의 속도가 나지 않아서 화를 내는 것

()-이만하면 됐다고 하는 자만심

 

김원수 법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도()를 닦는 사람에게 꿈에서 돼지가 나타나면 탐심(貪心)이 없어졌다는 징조라고 합니다. 저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탐진치(貪瞋癡)를 퇴치하여 우리 민족의 갈등과 증오를 해소하는 축복의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탐진치(貪瞋癡)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무아(無我)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절대적 믿음이 필요합니다. 강상원 박사에 의하면 범어로 무아란 태양 아래서 끊임없이 변하지 않은 물질은 없다(All the things under the sun is subject to change)‘라는 뜻으로 이 세상 만물에는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나實我가 없다는 뜻이지요.

 

4. 진실에 수사(修辭)는 필요하지 않는다(Truth has no need of rhetoric)   

나는 매주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이익단체들의 집회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을 들을 때마다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대형 고가 사다리와 최고급 음향기기를 설치하고 화려하게 장치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면서 연출하는 이익집단들의 고함에 진정성을 느끼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들은 왜 그토록 민주주의노동자 권리를 애타게 설명하려고 할까요? 수사학(rhetoric)적인 말장난이나 하자는 소리인가요? 내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진실에 수사(修辭)는 필요하지 않다(Truth has no need of rhetoric)”입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라는 상대적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 없으면 도 존재할 수가 없으니, 너와 나는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따라서 무아란 나, ()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불이(不二)라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 무아(無我)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구호에서 소유격을 쓰지 말 것을 제안합니다. 기해년(己亥年) 새해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 자식을 위한 교육제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자식을 위한 교육제도, 보수를 위한 정치 개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 진보를 위한 노동 개혁이 아니라 이 나라 경제 발전을 위한 노동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변한 구호대로 갈등과 대립이 조금씩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 광화문 광장에서 평범한 시민이 삼삼오오 모여서 무아(無我)의 마음가짐으로 위급한 조국의 현실을 타파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대화의 장이 되고, 이익을 챙기고 불합리한 기득권을 사수하겠다는 결의 대신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내려놓겠다는 운동이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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