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1.27 03:15
기업 위에 정부 있고, 정부 위에 민노총 있어
노조가 '안방 주인'이면 청년 실업 해결은 難望
'그 쇳물 쓰지 마라'는 시(詩)가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어느 네티즌이 썼는데, 제철소에서 작업 도중 용광로에 빠져 사망한 20대 청년을 애도하는 내용이다.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사고는 2010년에 발생했다. 8년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시가 다시 인터넷을 타고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한순간 사라진 젊음의 덧없음이 남의 일로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청년'이 스러져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20대 청년층의 마디가 허약해져 잘려 나가는 것 같다. 꿈과 열정이 넘쳐야 할 그들에게 취업은 다른 세상 얘기가 됐고 결혼은 선택 사항이 됐다. 그들에게 미래란 두 글자가 지워진 지 오래다. 대학 휴학 중인 딸에게 물어보았다. "네 선배들은 취직 좀 하니?" 아빠가 뭘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몇 명 안 돼. 우리 과나 다른 과 선배들도 대학원엔 가는데 많이 취직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 일본처럼 어른들 다 늙으면 우리 일자리 생기겠지."
얼마 전 뉴스에 나온 자동차 부품 회사의 고용 세습 문건은 그 회사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민노총에 속해 있는 그 회사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신입 사원 채용 순서에 1순위는 퇴직 시기가 3년 남았거나 3년이 지난 조합원의 자녀, 2순위는 퇴직을 4년 앞둔 조합원 자녀, 3순위는 조합원의 친·인척과 지인이었다. 대한민국 청년은 4순위 이하로 밀려 있다. 청년들이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3중(重) 벽을 쳐놓은 것이다. 잔인한 기득권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문턱에 서있는 세계 경제 10위권 나라, 반칙과 특권 없이 모두가 잘사는 포용 국가를 만들겠다는 나라의 고용 현장에 이렇게 뻔뻔한 철밥통이 버티고 있고 청년들 앞길이 이렇게 암담하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경제와 기업 위에 정부가 있고, 정부 위에 정치가 있고, 정치 위에 민노총과 시민 단체가 있다. 강성 귀족 노조는 청와대는 물론 국민보다 높은 꼭대기에서 나랏일과 기업 일을 간섭하고 주무른다. 누구도 감히 제어할 수 없는 권력이 된 분위기다. 이 정부에서 형성된 지배·종속 사슬에서 법은 어느 위치에 있고 공정이나 정의는 어디쯤 숨겨져 있는 것인지, 찾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선 청년이 20대 후반까지 취업하지 못하면, 1000명 중 146명이 30대에도 실업자로 남게 된다고 한다. '실업자'가 직업으로 굳어져 버리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 한국 청년들 앞에 미래로 가는 사다리는 사라져 가고, 발을 딛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모래 사다리가 널려 있다. 도대체 무엇이 청년들을 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가. 올해 수십만 청년에게서 단기 일자리조차 빼앗아버린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내년에도 두 자릿수 인상률이 예정돼 있고 후년엔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마침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린다.
내년에 또 고용 현장에서 어떤 참사가 벌어질지, 그 참사가 한국 경제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개인과 가정을 어떻게 파괴할지 정권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을 쓰지 못한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속도 조절론이 나오지만 노조 세력이 허락할 리 없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뱉어버린 대통령이 나서서 사정해봐야 주워담기엔 힘이 벅차 보인다. 어제의 촛불 세력이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 행세하는 왜곡된 권력 구조를 깨지 않는 한 우리 젊은이들에게 내일은 없다.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사고는 2010년에 발생했다. 8년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시가 다시 인터넷을 타고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한순간 사라진 젊음의 덧없음이 남의 일로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청년'이 스러져가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20대 청년층의 마디가 허약해져 잘려 나가는 것 같다. 꿈과 열정이 넘쳐야 할 그들에게 취업은 다른 세상 얘기가 됐고 결혼은 선택 사항이 됐다. 그들에게 미래란 두 글자가 지워진 지 오래다. 대학 휴학 중인 딸에게 물어보았다. "네 선배들은 취직 좀 하니?" 아빠가 뭘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몇 명 안 돼. 우리 과나 다른 과 선배들도 대학원엔 가는데 많이 취직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 일본처럼 어른들 다 늙으면 우리 일자리 생기겠지."
얼마 전 뉴스에 나온 자동차 부품 회사의 고용 세습 문건은 그 회사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민노총에 속해 있는 그 회사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신입 사원 채용 순서에 1순위는 퇴직 시기가 3년 남았거나 3년이 지난 조합원의 자녀, 2순위는 퇴직을 4년 앞둔 조합원 자녀, 3순위는 조합원의 친·인척과 지인이었다. 대한민국 청년은 4순위 이하로 밀려 있다. 청년들이 회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3중(重) 벽을 쳐놓은 것이다. 잔인한 기득권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문턱에 서있는 세계 경제 10위권 나라, 반칙과 특권 없이 모두가 잘사는 포용 국가를 만들겠다는 나라의 고용 현장에 이렇게 뻔뻔한 철밥통이 버티고 있고 청년들 앞길이 이렇게 암담하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경제와 기업 위에 정부가 있고, 정부 위에 정치가 있고, 정치 위에 민노총과 시민 단체가 있다. 강성 귀족 노조는 청와대는 물론 국민보다 높은 꼭대기에서 나랏일과 기업 일을 간섭하고 주무른다. 누구도 감히 제어할 수 없는 권력이 된 분위기다. 이 정부에서 형성된 지배·종속 사슬에서 법은 어느 위치에 있고 공정이나 정의는 어디쯤 숨겨져 있는 것인지, 찾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선 청년이 20대 후반까지 취업하지 못하면, 1000명 중 146명이 30대에도 실업자로 남게 된다고 한다. '실업자'가 직업으로 굳어져 버리는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 한국 청년들 앞에 미래로 가는 사다리는 사라져 가고, 발을 딛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모래 사다리가 널려 있다. 도대체 무엇이 청년들을 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가. 올해 수십만 청년에게서 단기 일자리조차 빼앗아버린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내년에도 두 자릿수 인상률이 예정돼 있고 후년엔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마침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린다.
내년에 또 고용 현장에서 어떤 참사가 벌어질지, 그 참사가 한국 경제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개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