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9.29 03:01
통일 이래 최저 실업률 호황…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2배 늘어
경기도의 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박민정(26)씨는 오는 11월 독일 베를린으로 떠난다. 박씨는 독일에서 1년간 머물며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워킹홀리데이가 끝난 후 '블루카드(Blue card)'라고 하는 정식 취업 비자를 받아 독일에 정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1년간 독일어 과외도 받았다.
박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독일행(行)을 고민한 것은 일자리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애니메이터가 대부분 임금이 불안정한 프리랜서지만 독일은 정규직 일자리도 많고 임금도 한국보다 50~100% 많다"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각국 예술인, 유럽의 벤처 기업인들이 베를린에 자리 잡은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박씨는 "전 세계인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를린은 예술 전공자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독일행(行)을 고민한 것은 일자리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애니메이터가 대부분 임금이 불안정한 프리랜서지만 독일은 정규직 일자리도 많고 임금도 한국보다 50~100% 많다"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각국 예술인, 유럽의 벤처 기업인들이 베를린에 자리 잡은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박씨는 "전 세계인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베를린은 예술 전공자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고 했다.

독일에서 취업하려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만 18~30세가 신청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독일에 간 한국인은 2013년 1074명에서 작년 2332명으로 갑절이 됐다.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인원으로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참가자(2017년 기준 2만1854명)보다 적지만 독일을 택한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 취업과 정착이 목표다. 한국에서 취업이 안 되자 독일 정착을 목표로 유학을 가는 사람도 있다. 독일에 머무는 한국인은 2011년 3만1518명에서 2017년 4만170명으로 1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솔(26)씨는 독일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이민(移民)이다. 독일어를 전공했지만 대학 졸업 때만 해도 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졸업 후 독일어 교재 제작, 유학원 아르바이트, 독일어 과외를 했지만 풀타임 일자리를 얻는 건 불가능했다"고 한다. 김씨는 독일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다음 현지 IT 업체에 취직해 영주권을 받을 계획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김솔(26)씨는 독일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이민(移民)이다. 독일어를 전공했지만 대학 졸업 때만 해도 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었다. "졸업 후 독일어 교재 제작, 유학원 아르바이트, 독일어 과외를 했지만 풀타임 일자리를 얻는 건 불가능했다"고 한다. 김씨는 독일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다음 현지 IT 업체에 취직해 영주권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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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학원 관계자는 "독일 유학 상담을 하러 온 사람 10명 중 9명은 독일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학 상담이 아니라 취업 상담을 해줄 때가 잦다"고 했다. 취업이 목표다 보니 인문·사회 전공인 대졸자가 독일에서 이공계 학부를 들어가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주한 독일교육진흥원 나자영 매니저는 "유학 지원자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취업이 쉬운지부터 묻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나씨에 따르면 독일 대학교에 입학한 한국 유학생은 2016년 기준으로 2800여명으로 2012년에 비해 80% 증가했다. 독일 대학은 학비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독일 취업이나 이주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일자리' '합리적 근무 환경'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를 장점으로 꼽는다. 7월 독일 실업률은 3.4%로 통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김건희(24)씨는 올해 2월부터 독일 중서부에 있는 케르펜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며 아우스빌둥(Ausbildung) 과정을 밟고 있다. 아우스빌둥은 독일 상공회의소(IHK)에서 지원하는 기술 인력 양성 과정으로, 학생이 직업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균 3년 정도 이수한다. 김씨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독일에 정착해 독일어 자격증(B2)을 따고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이틀은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남은 3일은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는 식이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연장 근무하면 그 시간만큼 정확하게 연말에 돌려받는다"며 "근무 여건이 합리적이라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독일 취업 붐은 과거에도 있었다. 1963년부터 1977년까지 한국인 2만명 가까이가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했다. 독일인들이 꺼리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의 독일 취업은 IT, 예술 등 전문직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 뮌헨공대에 재학 중인 임석균(25)씨는 "독일에선 전공을 살려 좋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계공학 분야 일자리 초봉은 평균 5만유로(약 6400만원)"라고 말했다. 기계공학은 '노동력 부족 직군'에 해당해 연봉 4만560유로(약 5200만원) 이상의 계약서만 있으면 취업 비자가 나온다. 취업 비자를 받으면 21~33개월 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청년들의 독일행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2년째 일하는 김모(28)씨는 "독일어가 늘지 않아 적응하지 못하거나 회사가 요구하는 어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구직에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독일 취업이나 이주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일자리' '합리적 근무 환경'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를 장점으로 꼽는다. 7월 독일 실업률은 3.4%로 통일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김건희(24)씨는 올해 2월부터 독일 중서부에 있는 케르펜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며 아우스빌둥(Ausbildung) 과정을 밟고 있다. 아우스빌둥은 독일 상공회의소(IHK)에서 지원하는 기술 인력 양성 과정으로, 학생이 직업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균 3년 정도 이수한다. 김씨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독일에 정착해 독일어 자격증(B2)을 따고 직업 교육을 받고 있다. 이틀은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남은 3일은 회사에서 실무를 배우는 식이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연장 근무하면 그 시간만큼 정확하게 연말에 돌려받는다"며 "근무 여건이 합리적이라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독일 취업 붐은 과거에도 있었다. 1963년부터 1977년까지 한국인 2만명 가까이가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했다. 독일인들이 꺼리던 직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의 독일 취업은 IT, 예술 등 전문직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 뮌헨공대에 재학 중인 임석균(25)씨는 "독일에선 전공을 살려 좋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며 "기계공학 분야 일자리 초봉은 평균 5만유로(약 6400만원)"라고 말했다. 기계공학은 '노동력 부족 직군'에 해당해 연봉
청년들의 독일행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약 2년째 일하는 김모(28)씨는 "독일어가 늘지 않아 적응하지 못하거나 회사가 요구하는 어학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구직에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