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소상공인과 상생 나선 인터넷업계·배달앱

최만섭 2018. 9. 19. 12:10

중소상공인과 상생 나선 인터넷업계·배달앱

  • 김강한 기자
  • 입력 : 2018.09.19 03:08

    네이버·카카오, 빅데이터 활용… 사업 유형 분석해 컨설팅 제공

    배달 앱(응용 프로그램), 인터넷 업계에서 중소 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 모델 개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얼마나 많은 중소 상공인을 배달 앱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시키느냐가 사업 확장의 핵심이었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자 입점한 중소 상공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카카오 임직원들과 중소 상공인들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카오 임직원들과 중소 상공인들이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 판교 오피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배달 앱 업체와 인터넷 업체들이 중소 상공인과 상생·협력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카카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 업계가 중소 상공인에게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것으로 인식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중소 상공인이 경쟁력을 유지해야 온라인 쇼핑이나 배달 서비스 품질도 더 좋아지는 만큼 다양한 상생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활용해 정밀 경영 지도 나선 네이버·카카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카카오는 풍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 상공인들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말부터 업종·거래액·지역·사업유형·연령을 비롯한 다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월 거래액 200만원 미만인 입점 업체에는 폐업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교육하고, 월 거래액이 200만~800만원인 사업자에게는 차별화된 고유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게 컨설팅 지원을 하고 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 월 거래액 200만원을 기준으로 사업 지속률이 크게 갈렸다"면서 "초기 창업자들이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오를 때까지 컨설팅, 광고비 지원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 나선 배달 앱, 인터넷 업계
    카카오는 지난달 말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찾아 중소 사업자에게 카카오의 광고 기법을 소개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고 있다. 현재 7회까지 진행된 세미나에는 미용, 의류, 유아·아동, 요식업, 병·의원, 교육, 출판 분야의 사업자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세미나에서 분야별로 각종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사업 분야에 맞춰 가장 효율이 높은 광고 기법을 소개했다. 카카오 여민수 대표는 이달 초 소상공인 50명을 본사로 초청해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도 열었다. 여 대표는 "협력업체들과 카카오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최고경영자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코리아도 코트라(KOTRA)와 함께 중소 상공인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메이드 바이 코리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방 중소 상공인에게 마케팅 노하우도 전달하고 간편하게 동영상 광고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이어 나간다.

    중소 상공인 대상의 아카데미 운영도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매달 6~8회 정기적으로 외식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앱 활용법과 홍보·마케팅·세무·회계 노하우를 무료로 교육하는 '배민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배민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은 업주만 7600여 명에 달한다. 백선웅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전문가들이 직접 식당을 찾아 문제점을 알려주고 개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며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한 음식점도 있다"고 말했다. 배달 앱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도 상권과 주요 주문 시간, 고객 주문 패턴을 분석해 중소 상공인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과 배달앱이 중소 상공인과 상생에 적극 나서는 데에는 이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상공인들에게 돌아갈 수익을 빼앗아왔다는 인식을 불식하려는 의도도 있다. 실제 지난해 말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포털에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 중소 상공인들은 하루에 수십만원까지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인터넷 업계의 매출이 성장할 수 있는 윈윈(win-win)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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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8/2018091803960.html#csidxcfd59554dd8a3f0b526eb6122cbde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