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03 03:14
초콜릿 많이 먹는 스위스, 인구 대비 수상자도 많아
항산화 성분이 뇌 기능 높여… 당·지방 많아 과식은 금물
초콜릿 원료 카카오나무 멸종 위기서 구하면 노벨상감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다. 해마다 올해는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타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아직까지는 먼 나라 얘기로 그쳤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노벨상에 대한 기대에 앞서 먼저 우리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세계 1위라고 하지만, 기초과학에 본격적인 투자를 한 것은 1980년대 이후부터다. 반면 이웃 일본은 현대과학을 시작한 지 한 세기가 넘었다. 그 역사가 22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이다. 아직 우리는 과학에서 '축적의 시간'이 더 필요한 셈이다.
그래도 뭔가 지름길이 없을까. 정색하고 듣는 '다큐'가 아니라 재미로 즐기는 '예능'으로 그친다면 답이 있다. 바로 초콜릿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성 누가-루스벨트병원의 프란츠 메세를리 박사는 지난 2012년 저명한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국가의 초콜릿 소비량이 노벨상 수상자 수와 비례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23국 중 스위스가 1인당 연간 초콜릿 소비량과 인구 1000만명당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 단연 1위였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초콜릿을 즐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UC샌디에이고 베아트리체 골롬 박사는 지난 201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노벨상을 받은 남성 과학자 23명 중 43%가 수상과 관련된 연구를 할 때 초콜릿을 1주에 두 번 이상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같은 연령대의 고학력자 237명 중에서는 25%만이 같은 답을 했다.
초콜릿이 자꾸 노벨상과 연관되는 것은 아마도 초콜릿에 뇌에 좋은 성분이 있다는 연구 때문일 것이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의 씨앗을 건조한 코코아로 만든다. 이 코코아에는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류의 '플라바놀'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바놀은 특히 다크 초콜릿에 많다. 지난 5월 이탈리아 연구진은 코코아의 플라바놀이 노인들의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언어 구사력과 기억력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래도 뭔가 지름길이 없을까. 정색하고 듣는 '다큐'가 아니라 재미로 즐기는 '예능'으로 그친다면 답이 있다. 바로 초콜릿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성 누가-루스벨트병원의 프란츠 메세를리 박사는 지난 2012년 저명한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국가의 초콜릿 소비량이 노벨상 수상자 수와 비례한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23국 중 스위스가 1인당 연간 초콜릿 소비량과 인구 1000만명당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 단연 1위였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초콜릿을 즐긴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UC샌디에이고 베아트리체 골롬 박사는 지난 201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노벨상을 받은 남성 과학자 23명 중 43%가 수상과 관련된 연구를 할 때 초콜릿을 1주에 두 번 이상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같은 연령대의 고학력자 237명 중에서는 25%만이 같은 답을 했다.
초콜릿이 자꾸 노벨상과 연관되는 것은 아마도 초콜릿에 뇌에 좋은 성분이 있다는 연구 때문일 것이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의 씨앗을 건조한 코코아로 만든다. 이 코코아에는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류의 '플라바놀'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플라바놀은 특히 다크 초콜릿에 많다. 지난 5월 이탈리아 연구진은 코코아의 플라바놀이 노인들의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언어 구사력과 기억력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도 같은 달 덴마크에서 5년간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초콜릿을 자주 먹으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 발병률이 1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장마비는 물론,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까지 유발한다. 플라바놀은 혈관의 기능을 촉진해 심장질환은 물론, 뇌기능 장애까지 예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물론 연구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고 초콜릿을 마구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초콜릿에 듬뿍 들어 있는 당분과 지방이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콜릿을 먹고 뇌 인지기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낸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음식도 잘 먹고 술은 멀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콜릿만으로 뇌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피터 도허티 호주 멜버른대 교수도 2013년 네이처 조사 결과에 대한 글에서 "나는 초콜릿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노벨상을 받았고, 아내는 매일 초콜릿을 먹지만 아직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우스개로 넘길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199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도허티 교수는 초콜릿과 노벨상의 인연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노벨상 시상식 만찬장에서 받은 초콜릿제 노벨상 메달을 아직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며 "196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유전학자의 이름도 초콜릿 회사 창립자와 같은 앨프리드 허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초콜릿은 최근 그리 좋지 않은 일로 과학자들의 관심을 다시 모으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전염병으로 몇십 년 뒤에는 초콜릿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 등 서아프리카 지역은 전 세계 코코아의 70%를 생산한다. 앞으로 40년간 기온이 섭씨 2도 올라가면 이곳에서 카카오나무가 살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남미에서는 1970년대부터 서리꼬투리썩음병 같은 곰팡이병이 창궐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곰팡이병으로 1983년 코코아 수출이 96% 급감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카카오나무가 상품성 높은 한 가지 종에 의존하다가 멸종 위기를 맞은 바나나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고 본다. 코스타리카에 있는 열대농업연구고등교육센터(CATIE)는 30여 년간 야생 카카오나무들의 교배를 통해 곰팡이병과 가뭄에 강한 신품종들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아프리카에 맞는 품종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카카오나무를 멸종 위기에서 구하면 나중에 노벨상을 받을지 모른다. 역시 초콜릿은 노벨상을 부르는 식품인가보다.
물론 연구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고 초콜릿을 마구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초콜릿에 듬뿍 들어 있는 당분과 지방이 체중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콜릿을 먹고 뇌 인지기능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낸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음식도 잘 먹고 술은 멀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초콜릿만으로 뇌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피터 도허티 호주 멜버른대 교수도 2013년 네이처 조사 결과에 대한 글에서 "나는 초콜릿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노벨상을 받았고, 아내는 매일 초콜릿을 먹지만 아직 노벨위원회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우스개로 넘길 얘기라고 밝혔다. 그는 199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도허티 교수는 초콜릿과 노벨상의 인연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노벨상 시상식 만찬장에서 받은 초콜릿제 노벨상 메달을 아직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며 "196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유전학자의 이름도 초콜릿 회사 창립자와 같은 앨프리드 허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초콜릿은 최근 그리 좋지 않은 일로 과학자들의 관심을 다시 모으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전염병으로 몇십 년 뒤에는 초콜릿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 등 서아프리카 지역은 전 세계 코코아의 70%를 생산한다. 앞으로 40년간 기온이 섭씨 2도 올라가면 이곳에서 카카오나무가 살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남미에서는 1970년대부터 서리꼬투리썩음병 같은 곰팡이병이 창궐했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곰팡이병으로 1983년 코코아 수출이 96% 급감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카카오나무가 상품성 높은 한 가지 종에 의존하다가 멸종 위기를 맞은 바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