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하게 '혼밥'하려면… 면보단 밥 고르고 TV 시청은 금물

최만섭 2017. 5. 24. 09:16

건강하게 '혼밥'하려면… 면보단 밥 고르고 TV 시청은 금물

  •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7.05.24 05:30

1인 가구 절반이 하루 세끼 혼밥, 칼로리 넘치고 영양 섭취는 부족
비만 유병률, 9.8%p 높아져 과일·채소·우유 틈틈이 챙겨야

2015년 1인 가구가 518만명으로 전체 가구의 27.2%를 넘었다. 네 가구 중 한 가구 이상이 1인 가구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 혼자 밥 먹기, 혼자 술 먹기, 혼자 놀기 등 1인 문화가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한 모습이 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노화산업단 이행신 단장이 국민건강영양조사 6기 자료를 토대로 '우리 국민의 끼니별 혼밥 현황'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절반(52%)이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식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전체로 보면 국민 10명 중 1명(9%)은 세끼 모두를 혼자 식사하는 셈이다. 하지만 혼밥은 대체로 편의점 도시락이나 즉석조리식품 같은 간편식 위주로 하다보니 고열량·고나트륨 식단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혼밥 횟수가 많을수록 비만·고혈압·당뇨병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열량·고나트륨 간편식을 자주 찾는 ‘혼밥족’은 비만, 고혈압 등의 유발 위험이 높다. 평소 혼자 밥먹을 땐 과일과 채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열량·고나트륨 간편식을 자주 찾는 ‘혼밥족’은 비만, 고혈압 등의 유발 위험이 높다. 평소 혼자 밥먹을 땐 과일과 채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세끼 모두 혼자 식사, 영양불량

혼자 식사 시 가장 자주 찾은 음식 1위는 라면이다(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닐슨코리아 빅데이터 분석 자료(2017)에선 '혼밥 음식 관련 키워드' 1위가 편의점 도시락, 2위는 고기, 3위는 라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편의점 도시락 1개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366㎎, 컵라면은 1600㎎이다(2016 서울시 다소비 식품 모니터링 결과). 대표적인 '혼밥' 메뉴의 영양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우리 국민의 끼니별 혼밥 현황' 조사에서도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할 경우 영양 섭취 부족 상태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 섭취 부족 상태란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는 과도한 반면, 칼슘·철·비타민A 등 필수 영양소는 일일 권장량의 75% 미만으로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할 경우 12~18세 청소년은 38.8%가 영양 섭취 부족 상태였고, 19~29세는 19.5%, 65세 이상은 13.6%가 영양 섭취 부족 상태로 나타났다.

◇혼밥, 복부비만·고혈압 유발

혼밥에 의한 영양 불균형은 비만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의 비만 유병률은 34.7%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24.9%)보다 9.8%p 높았다. 하루 두끼 이상 혼자 밥을 먹을 경우 복부비만 유병률은 남성 29.8%, 여성 26.7%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를 할 경우보다 각각 3.5%p, 2.5%p 높았다.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두끼 이상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세끼를 모두 함께 먹는 사람보다 높았다.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는 "혼자 식사를 하면 떼우기식 메뉴가 되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고, 식사 시간도 빨라 비만, 혈중 중성지방 수치 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면류 보다 밥류 선택을

건강한 혼밥을 위해선 메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라면보다는 밥류를 선택해야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고, 햄버거보다는 샌드위치를 먹는 것이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또 국밥이나 탕류보다는 여러 반찬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백반을 선택해야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가공식품을 먹어야 한다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나트륨이 많은 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면 염장류 반찬(김치, 단무지 등)을 덜 먹고,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를 후식으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원대학교 식품공학과 황태영 교수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고기와 생선이 들어간 도시락을 선택하거나 칼슘 보충을 위해 우유를 고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혼밥의 큰 문제는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이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1인용 샐러드를 구매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혼자 식사할 때는 TV나 스마트폰을 보지 않아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 식품건강분과위원회 백현욱 위원장은 "화면에 집중하다 보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거나 본인이 먹은 양을 인지하지 못해 과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혼밥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의 까다로운 식품 관리도 필요하다. 냉동식품은 맛을 내기 위해 나트륨을 더 많이 넣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냉동식품의 나트륨 함량을 줄이기 위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냉동보다 고압 처리를 권고하고 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3/20170523018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