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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신분증… 카메라가 100여개 특징 비교해 알아낸다

최만섭 2017. 5. 16. 09:24

얼굴이 신분증… 카메라가 100여개 특징 비교해 알아낸다

  • 신은진 기자 : 2017.05.16 03:00
  • [별도 인증 절차 없는 '얼굴인식'… AI 활용해 정확도 높아져 각광]

    - AI '딥러닝 기술'로 오인증률 줄여
    사진 100만장 보고 딥러닝 학습, 얼굴 부기·이마 주름 생겨도 인식
    표정 바뀌고 액세서리 착용해도 인증률 99.9% 달할 정도로 정확
    조명·얼굴각도 따른 오인증률 0%

    - 얼굴인식 기술, 다양한 분야로 진화
    앞으로 도시전체 CCTV에도 적용… 실종 어린이·범죄자 추적 가능

    서울 중구 숭례문 부근 순화동 에스원 본사. 오전 8시쯤 한 직원이 어깨에 가방, 한 손엔 테이크아웃 커피, 다른 한 손엔 서류봉투를 들고 출입문에 들어섰다. 본사 출입구인 '스피드게이트' 앞으로 들어설 무렵, 게이트가 자동으로 열렸다. 커피나 서류봉투를 내려놓고 번거롭게 가방에 있는 출입증을 다시 꺼낼 필요가 없었다. 스피드게이트에 설치된 얼굴 인식 인공지능(AI)이 걸어가는 직원을 알아보고 출입 허가를 내려 게이트를 열어준 것이다.

    서울 순화동 에스원 본사에서는 '얼굴 인식 인공지능'이 직원들 얼굴을 확인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기 때문에 출입증을 따로 꺼낼 필요가 없다.
    서울 순화동 에스원 본사에서는 '얼굴 인식 인공지능'이 직원들 얼굴을 확인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기 때문에 출입증을 따로 꺼낼 필요가 없다. /그래픽=김현지 기자
    얼굴이 신분증··· 생체 인식 시장 확대

    이처럼 생체 인증(認證) 기술은 일상생활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최신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S8은 얼굴·지문·홍채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모바일 뱅킹이 대중화되면서 이미 지문이나 홍채도 본인 인증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천공항을 비롯, 일본 등 해외 공항에서도 출입국 관리시스템에 지문·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얼굴 인식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얼굴 인식은 우선 편하다. 지문 인식처럼 손을 갖다 대거나, 홍채 인식처럼 카메라 가까이 눈을 갖다 대야 하는 등 별도 추가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지문이나 정맥 인증 방식은 이미 여러 사람이 사용한 기계에 접촉해야 하기 때문에 위생상 불결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얼굴 인식 방식은 카메라를 바라보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거부감이 적다.

    얼굴 검출→특징 포착→데이터베이스 비교

    얼굴 인식 기술은 카메라로 촬영한 형체에서 얼굴을 찾는 얼굴 검출에서 시작한다. 다음으로 얼굴 특징점을 찾는다. 눈 끝, 코, 입꼬리 등 얼굴에서 100여 개 특징점을 찾고 이를 통해 이목구비 모양과 크기, 오른쪽 눈과 왼쪽 눈, 눈과 눈썹, 코와 입 사이 거리 등 특징을 뽑아 전자식 데이터로 변환한다. 이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 사진의 얼굴 특이점과 일치하면 동일 인물로 판단하고 본인임을 인증한다. 다만 얼굴 인식 방식은 조명, 얼굴각도, 표정, 액세서리 등이 변화하면 제대로 인증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얼굴 인식 기술 기업들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얼굴을 알아보는 기능을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굴 인식 원리 그래픽
    /그래픽=김현지 기자
    보안업체 에스원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얼굴각도의 경우, AI에 축적된 사람 얼굴의 정면, 측면 데이터를 입력하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AI는 영상에 측면 얼굴이 촬영되더라도 정면 얼굴을 유추해낼 수 있게 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인증 결과에 따르면 에스원의 얼굴 인식 알고리즘은 조명, 얼굴각도, 표정, 액세서리 등의 변화에도 인증률이 99.9%였다. 특히 조명, 얼굴각도는 오인증률이 0%였다. 얼굴 인식 기술이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이 사용될 수준에 올랐다는 뜻이다.

    또 등록된 사람을 인증할 때마다 이목구비의 미세한 변화를 학습하는 AI 기능이 있다. 에스원 융합보안연구소 이동성 그룹장은 "100만 장 사진을 보고 학습한 딥 러닝 기술을 이용해 환경의 변화가 있더라도 AI가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얼굴의 일시적인 부기(浮氣)나 이마에 주름이 생겨도 얼굴 속 특징을 찾아내기 때문에 성형수술이나 사고로 얼굴 전체가 바뀌지 않는 한 얼굴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말했다.

    ◇다양하게 진화하는 얼굴 인식 기술

    현재 얼굴 인식 기술은 카메라 1대나 건물에 설치한 스피드게이트에만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규모 시설 전체, 나아가서는 도시 전체 CCTV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실현한다면 실종 어린이를 사진 1장으로 찾을 수 있고, 범죄자나 테러분자를 추적하는 것도 얼굴 찍힌 사진 1장으로 가능해진다. 또 사업장 내에 설치한 다수 CCTV 영상데이터와 각종 센서 정보를 분석해 발생 가능한 사고를 예측해 알려주는 것까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지난 2015년 국내 얼굴 인식 시장 규모가 570억원대였다면 2020년에는 900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AMI도 "세계 생체 인증 시장 규모가 2015년 26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0년 333억달러(약 36조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은 지문 인식이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얼굴 인식 기술의 점유율도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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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6/2017051600078.html#csidx07ef405fc56a1cd9407fae08fffec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