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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6차 북핵실험시 '원유공급 중단' 이번만은 실행해야

최만섭 2017. 4. 12. 08:47

[사설] 中, 6차 북핵실험시 '원유공급 중단' 이번만은 실행해야

입력 : 2017.04.12 03:20

중국 정부가 최근 북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양자(兩者)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의 뜻을 이미 북에 통보했다고 한다. 유엔 대북 제재와 관계없이 중·북 두 나라만 관련된 문제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한다는 것이다. 한·중 6자 회담 수석대표들도 10일 추가 도발 시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CCTV, 환구시보 등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들마저도 북이 전략적 오판을 한다면 미국의 군사 개입을 부를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이 북에 통보했다는 '양자 조치'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북한이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원유 공급 중단일 수도 있고,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근로자 강제 송환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이번엔 그 양자 조치로 북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북의 내성(耐性)만 강화시켜 줄 뿐이다. 중국은 북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강시켜 온 3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조금 조이는 듯하다가 슬그머니 풀어주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또 그렇게 해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북은 김일성 출생 105년인 4월 15일과 군 창건 기념일인 25일을 전후한 시기에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핵실험 준비는 이미 완료된 상태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이번 주말쯤 한반도 해역에 도착하고 미사일 탐지·추적 능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 2~3척을 추가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북이 미사일을 쏠 경우 미국이 실제 요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북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성공할 경우 북이 군사적으로 우리에게 보복할 수 있다. 이것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중국도 잘 알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매년 30만~50만t 규모의 원유를 북에 보내고 있다. 북의 원유 도입량 거의 전부다. 중국이 단둥 지역에서 북 신의주로 연결된 송유관을 잠그기만 해도 북은 오래 견딜 수 없다. 근로자 강제 송환을 통해 현금 유입을 막는 정도로는 북의 핵 보유를 막을 수 없다. 지금은 마지막 수단까지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다. 중국은 북핵 폐기보다 북한 정권 안정 을 중요시하는 기본 방침을 갖고 있다. 이 기본 방침이 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지만 이젠 중국 국익을 송두리째 흔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북한 정권을 흔들 결심을 해야 북핵과 그로 인한 불행과 파국을 막을 수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핵과 관련해 단둘만의 대화를 가졌다고 한다. 대북 원유 공급 중단도 논의됐기를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1/20170411035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