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 넘어 부활한 日本] [1] 취업난 아닌 구인난
올해 대학 졸업생 85%가 취업… 日기업들 '인재 모시기' 경쟁
20년새 20代인구 600만명 줄었는데 호황으로 일자리는 넘쳐
지난 1일 오전 10시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시에 있는 국제회의장 마쿠하리멧세는 내년 봄 졸업하는 취업 준비생 3만1000명이 북적댔다. 일본 최대 취업 박람회 '마이나비 취업엑스포'가 개막했다.
잠실야구장보다 두 배 넓은 공간(5만4000㎡·1만6000평)에 630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도요타·히타치·미쓰이스미토모은행 같은 대기업은 물론 IBM 같은 다국적 기업, 일본연금기구와 경시청 등 공기업과 공공 기관이 진을 쳤다. 수도권 히노(日野)시 공무원들은 아예 지하철역과 행사장 사이 길목을 지키며 채용 시험 안내문을 돌렸다.
잠실야구장보다 두 배 넓은 공간(5만4000㎡·1만6000평)에 630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다. 도요타·히타치·미쓰이스미토모은행 같은 대기업은 물론 IBM 같은 다국적 기업, 일본연금기구와 경시청 등 공기업과 공공 기관이 진을 쳤다. 수도권 히노(日野)시 공무원들은 아예 지하철역과 행사장 사이 길목을 지키며 채용 시험 안내문을 돌렸다.
장내는 취업 준비생이 좁은 문을 뚫으려고 발버둥치는 자리가 아니었다. 기업이 사람을 뺏길세라 안달하는 자리였다. 기업들은 입사 5년 차 미만 직원들을 대거 투입해 "우리 근로 조건이 더 좋다"며 취업 준비생을 붙잡았다. 다이이치생명보험이 "우리 회사 여직원은 눈치 안 보고 출산 휴가 간다"고 하자, 다이와증권은 "우리는 남자 사원도 73%가 육아 휴가 간다"고 맞섰다.
중소기업도 기를 썼다. 연 매출 2472억엔(약 2조5000억원)인 부동산 중개회사 '오픈하우스' 부스에서는 4년 차 영업사원 가와카미 이큐(川上生)씨가 "도쿄증시 상장 기업 중 성장률 1등"이라고 외쳤다. 이 기업은 수도권 부동산 붐을 타고 최근 5년 사이 연 매출이 4배가 된 회사다. "대기업 가면 10년 차도 말단인데 우리 회사는 4년 차인 제가 벌써 채용 담당입니다. 성장하는 회사에 들어와야 여러분도 큽니다."
연 매출 90억엔(약 915억원)인 의료 기기 회사 '에란'은 "우리는 올해부터 지원자가 면접관을 '역선택'한다"며 면접관들 얼굴과 실명이 찍힌 팸플릿을 돌렸다. 영업사원 미나구치 도모미(水口友美)씨는 "면접관이 편해야 지원자가 혼네(本心·본심)를 말할 수 있다"며 "우수한 지원자를 한 명이라도 더 뽑고 싶다"고 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인력 채용에 열을 올리는 현상은 '경제'라는 수요 요인과 '인구'라는 공급 요인이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사람 뽑는 회사는 늘어나는데, 인구 구조 변화로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은 크게 감소한 탓이다. 1995년 1868만명이었던 일본의 20대 인구는 2015년 1275만명으로 20년간 600만명가량 줄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이달 말 졸업하는 대학생 중 85%가 지난 연말 전에 취업했다. 1997년 조사 시작 후 최고 기록이다. 야나기마치 이사오(柳町功)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은 이제 취업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한국 사회는 끝모를 장기 불황의 터널 속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잃어버린 20년'에서 빠져나와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기를 썼다. 연 매출 2472억엔(약 2조5000억원)인 부동산 중개회사 '오픈하우스' 부스에서는 4년 차 영업사원 가와카미 이큐(川上生)씨가 "도쿄증시 상장 기업 중 성장률 1등"이라고 외쳤다. 이 기업은 수도권 부동산 붐을 타고 최근 5년 사이 연 매출이 4배가 된 회사다. "대기업 가면 10년 차도 말단인데 우리 회사는 4년 차인 제가 벌써 채용 담당입니다. 성장하는 회사에 들어와야 여러분도 큽니다."
연 매출 90억엔(약 915억원)인 의료 기기 회사 '에란'은 "우리는 올해부터 지원자가 면접관을 '역선택'한다"며 면접관들 얼굴과 실명이 찍힌 팸플릿을 돌렸다. 영업사원 미나구치 도모미(水口友美)씨는 "면접관이 편해야 지원자가 혼네(本心·본심)를 말할 수 있다"며 "우수한 지원자를 한 명이라도 더 뽑고 싶다"고 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인력 채용에 열을 올리는 현상은 '경제'라는 수요 요인과 '인구'라는 공급 요인이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사람 뽑는 회사는 늘어나는데, 인구 구조 변화로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인력은 크게 감소한 탓이다. 1995년 1868만명이었던 일본의 20대 인구는 2015년 1275만명으로 20년간 600만명가량 줄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이달 말 졸업하는 대학생 중 85%가 지난 연말 전에 취업했다. 1997년 조사 시작 후 최고 기록이다. 야나기마치 이사오(柳町功) 게이오대 교수는 "일본은 이제 취업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한국 사회는 끝모를 장기 불황의 터널 속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잃어버린 20년'에서 빠져나와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