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06 03:11
다중인격이 의심될 만큼 대들고 저항하는 사춘기 자녀
부모는 당황스럽고 속상하지만 아이가 잘 크고 있다는 증거
제때 찾아온 성장통에 감사해야… 자녀 눈높이에서 대화해 주길
1886년 작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이중인격을 소재로 한 고딕(Gothic)소설이다. 중세의 고딕식 고성을 배경으로 괴기·음모를 주제로 한 고딕소설이 18세기 중엽에 영국에서 유행이었다고 하는데, 지킬 박사는 21세기인 지금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으니 대단한 생명력이다. 선한 지킬 박사와 악한 하이드가 보이는 인간의 이중성이 오랜 시간 우리 무의식을 자극하고 있는 인기 아이템인 셈이다. 일인이역도 어려울 것 같은데, 최근에 개봉한 영화의 다중인격 캐릭터는 20개가 넘는 '또 다른 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엉뚱하게, 세상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중인격을 해리성정체성장애(解離性正體性障碍)라 한다. 사람은 내면과 외부에서 다가오는 자극에 일정하게 반응하는 성격 유형을 가지고 있어 이것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을 유지시켜주는데, 이 정체성과 해리, 즉 분리가 되면서 또 다른 인격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평균 5~10명 정도의 다중인격을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적지 않은 수다. 다중인격은 의식적인 연기가 아닌 무의식적인 변화라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그래서 병원을 직접 찾는 경우가 드물다. 자신이 다중인격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화 콘텐츠로 유명한 것에 비해 의학적으로는 미지의 영역이라 볼 수 있는데 보통 성장기에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청소년기에 사춘기 저항 없이 부모 말 잘 듣고 모범적으로 자라준 아들이 자랑이었는데 30세가 되어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원하는 직업을 찾겠다고 하여 걱정이란 부모의 고민을 접한 적이 있다. 사춘기가 밀려서 온 것일 수 있다. 사춘기 시절 질풍노도의 시기가 없었다는 것은 심리적 독립을 이룰 충분한 성장통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사춘기 성장통은 사춘기 때 겪는 것이 효율적이다. 밀려서 겪으면 일이 커지게 된다. 그렇기에 중 2 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