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23 03:04
[탄핵 정국]
탄핵심판 첫 준비기일… 재판관 3명 '빠른 재판·신속 기일' 강조
- 9개 탄핵사유 '5개 유형'으로 정리
건별로 따지지 않고 한데 모아 압축적으로 심리하려는 듯
- 朴대통령에 추가 소명 요구
연설문 작성 때 최순실 도움, 정확히 언제까지 받았는지 물어
'헌재의 수사기록 요청은 위법'… 朴대통령 측 이의 신청 기각
이날 준비 기일은 이번 재판 준비를 전담하는 이정미·강일원·이진성 3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수명(受命) 재판부 주재로 열렸다.
이날 준비 기일에는 국회 측 대리인단은 황정근 변호사 등 8명이, 대통령 측은 이중환 변호사 등 7명이 참석했다. 이날 70여 석의 방청객 좌석은 꽉 찼고, 일부 방청객은 서서 재판을 지켜봤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이날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뒷받침하는 관련 증거 49개를 제출했다. 최순실씨 등에 대한 검찰 공소장 등이었다. 대통령 측은 박 대통령의 중소기업 지원 발언 등을 정리한 3개의 증거를 냈다.
이번 사건 주심(主審)인 강일원 재판관은 대통령의 탄핵 사유를 최순실 등의 국정 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 위반, 대통령의 권한 남용, 언론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뇌물 수수 등 형사법 위반 등 5가지로 정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애당초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담긴 대통령의 법률 위반은 4개였는데 이것이 '형사법 위반' 하나로 축약된 것이다.
전직 헌재 재판관은 "국회가 대통령 탄핵 사유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뿐만 아니라 KD코퍼레이션 계약 문제 같은 세세한 것까지 다 담았다"며 "헌재가 탄핵 사유를 건별로 다 따지지 않고 한데 모아 압축적으로 심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준비 기일에서 수명 재판관 3명은 모두 '빠른 재판' '신속·집중 기일'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진성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가 2년 이상 경과했지만 그날은 워낙 특별한 날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은 그날 자기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할 수 있을 정도"라며 "피청구인(대통령)도 그런 기억이 남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 재판관은 "문제가 되는 7시간 동안 피청구인이 청와대 어느 곳에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았는지, 언제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남김없이 밝혀주시고 자료가 있으면 제출해 달라"고 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1차) 대국민 담화에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최순실씨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어떤 부분을 언제까지 도움받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또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 기록은 탄핵 심판에서 유력한 증거로 사용될 것"이라며 "검찰에 수사 기록을 보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준비 기일은 4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