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부作<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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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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