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최씨 가족 의혹 제기에 박 대통령 "천벌 받을 것"
이 사태 끝까지 가면 위기 속 나라 어찌되나
총리나 실장이 苦言해 대통령과 나라 구해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자 시중에선 대체 최순실씨와 무슨 관계이길래 저러느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과거 자료를 찾아보니 박 대통령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하느냐는 말도 있는데 지어내서 마음대로 매도하고 네거티브 하려면 무슨 말을 못 지어내겠느냐"고 했다.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박 후보는 "최씨 가족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 "박 후보가 집권하면 최씨 일족(一族)이 집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등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가 아니라 현재·미래의 문제' '최씨 일족의 집권'과 같은 그때 말들이 비슷하게나마 실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최씨가 주도했다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내사했다가 박 대통령에게 '국기 문란'으로 몰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경선 당시에 최씨 가족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도 공천 탈락, 검찰 수사 등 곤욕을 치렀다.
이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박관천씨는 검찰에서 "지금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때는 심한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들은 실제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최순실씨의 행적을 보면 거의 무소불위였던 것 같다. 최씨 가족 문제가 과거 아닌 미래의 문제가 될 것이란 얘기와 최씨 등이 마치 집권한 듯 행동했던 것 등도 사실인 것 같다.
1970년대 후반 박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의 활동을 할 때 최씨도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 봉사단에 주요 재벌 총수 상당수가 운영위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나서 또 최씨가 재벌들로부터 돈을 걷고 쓰는 데 간여한 정황이 매일 드러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최씨 가족 의혹에 대해 "횡령을 했느니 사기를 했느니 하는 얘기가 있던데 실체가 없는 얘기다. 어디서 횡령을 당했다는 사람도 없고 사기 당한 사람도 없어 법원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그런 소리 나오는 게 네거티브다. 뜬구름 갖고 지어낸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인 듯하다. 박 대통령의 최씨에 대한 믿음이 바뀔 것 같지 않다. 최씨는 이 믿음을 이용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을지도 모른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임기 말에 무너졌다. 대부분 친·인척 비리가 원인이 됐다. 필자는 과거 칼럼에서 박 대통령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친·인척 자체가 거의 없고 두 동생과도 절연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지율이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봤는데 솔직히 최순실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부끄럽다고 한다. 그래도 과거엔 대통령 아들이나 형과 같이 드러난 사람들의 비리였는데 이번처럼 정체도 모르는 사람과 그 딸이 G20에 든 작지 않은 나라를 흔든다는 것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끝까지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여권 핵심 주변에선 대형 검찰 수사를 또 벌이면 관심을 돌리고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한다. 구체적 수사 대상도 소문으로 돌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지라시 공갈로 사람들 겁주고 협박하는 걸로 얼마나 권력을 더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은 검사들을 내세워 레임덕을 막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검사들은 언제든 칼끝을 대통령에게 돌릴 수 있다. 김영삼 정권,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에서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그랬다.
필자는 아직도 박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들보다 유독 독선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 거의 모두가 심각한 독선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그 대통령들 주변에는 눈치를 보면서도 요령 있게 할 말은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다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임기는 1년여 남았고 경제와 안보가 다 위기다. 위기에 빠진 나라가 중심 없이 표류하다간 침몰할 수 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황교안 국무총리 아니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표를 들고 대통령을 만나 "이래서는 안 됩니다" 하고 고언(苦言)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여기까지 온 것은 그런 사람이 단 한 명 없었기 때문이다. 평생 공직을 해온 사람들이 무슨 영화(榮華)를 더 보겠다고 나라를 위해 해야 할 말을 못 하고 해야 할 일을 안 하는가. 박 대통령을 구하고 박정희 대통령의 위업까지 먹칠 되는 것을 막을 사람은 황 총리와 이 실장뿐이다.
당시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박 후보는 "최씨 가족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 "박 후보가 집권하면 최씨 일족(一族)이 집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등의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가 아니라 현재·미래의 문제' '최씨 일족의 집권'과 같은 그때 말들이 비슷하게나마 실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은 최씨가 주도했다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내사했다가 박 대통령에게 '국기 문란'으로 몰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경선 당시에 최씨 가족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도 공천 탈락, 검찰 수사 등 곤욕을 치렀다.
이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박관천씨는 검찰에서 "지금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때는 심한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들은 실제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최순실씨의 행적을 보면 거의 무소불위였던 것 같다. 최씨 가족 문제가 과거 아닌 미래의 문제가 될 것이란 얘기와 최씨 등이 마치 집권한 듯 행동했던 것 등도 사실인 것 같다.
1970년대 후반 박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의 활동을 할 때 최씨도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 봉사단에 주요 재벌 총수 상당수가 운영위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그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나서 또 최씨가 재벌들로부터 돈을 걷고 쓰는 데 간여한 정황이 매일 드러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최씨 가족 의혹에 대해 "횡령을 했느니 사기를 했느니 하는 얘기가 있던데 실체가 없는 얘기다. 어디서 횡령을 당했다는 사람도 없고 사기 당한 사람도 없어 법원에서도 문제가 없는데 그런 소리 나오는 게 네거티브다. 뜬구름 갖고 지어낸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도 그 입장 그대로인 듯하다. 박 대통령의 최씨에 대한 믿음이 바뀔 것 같지 않다. 최씨는 이 믿음을 이용해서 호가호위(狐假虎威)했을지도 모른다.
역대 대통령 모두가 임기 말에 무너졌다. 대부분 친·인척 비리가 원인이 됐다. 필자는 과거 칼럼에서 박 대통령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친·인척 자체가 거의 없고 두 동생과도 절연하고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지율이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봤는데 솔직히 최순실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부끄럽다고 한다. 그래도 과거엔 대통령 아들이나 형과 같이 드러난 사람들의 비리였는데 이번처럼 정체도 모르는 사람과 그 딸이 G20에 든 작지 않은 나라를 흔든다는 것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끝까지 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여권 핵심 주변에선 대형 검찰 수사를 또 벌이면 관심을 돌리고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고 한다. 구체적 수사 대상도 소문으로 돌고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지라시 공갈로 사람들 겁주고 협박하는 걸로 얼마나 권력을 더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지금은 검사들을 내세워 레임덕을 막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검사들은 언제든 칼끝을 대통령에게 돌릴 수 있다. 김영삼 정권,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에서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그랬다.
필자는 아직도 박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들보다 유독 독선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 거의 모두가 심각한 독선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그 대통령들 주변에는 눈치를 보면서도 요령 있게 할 말은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다른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임기는 1년여 남았고 경제와 안보가 다 위기다. 위기에 빠진 나라가 중심 없이 표류하다간 침몰할 수 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황교안 국무총리 아니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표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