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NEWS&VIEW] 오바마, 北核 최후저지선 긋다

최만섭 2016. 9. 29. 09:55

[NEWS&VIEW] 오바마, 北核 최후저지선 긋다

입력 : 2016.09.29 03:00 | 수정 : 2016.09.29 09:10

"中훙샹 제재는 오바마 의지"
전략적 인내 견지해왔던 美 '매우 심각한 상황' 입장 선회

빠르면 1년, 길어도 2~3년이 北핵무기 저지할 마지막 기회
실패땐 北의 '核인질'로 전락

미 재무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물자 제공 의혹을 받아온 중국 기업 단둥 훙샹(鴻祥)실업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것과 관련해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27일(현지 시각) "북한 정권을 도우려는 개인이나 기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commitment)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quite seriously) 여기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이처럼 북핵(北核)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중국 기업 제재' 카드를 빼든 것은 사실상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 질주를 '비군사적 조치'로 저지할 수 있는 임계점이 다가왔다는 데에 한·미가 인식을 같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 능력과 운송 수단(미사일) 개발은 최종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다섯 차례의 핵실험과 수십 차례의 미사일 시험을 통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짧으면 1년, 길어도 2~3년이 북한 핵무기 현실화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시도'(last-ditch attempt) 시기로 보고 있다. 이 안에 북한의 숨통을 죄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마지막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는 북핵을 머리 위에 두고 김정은의 '핵 인질'로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노스다코타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인 미노트 공군기지에 도착, B-52 폭격기 앞에서 군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핵미사일 기지 B-52 앞에 선 美국방장관 "北도발 격퇴할 것" -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지난 26일(현지 시각) 노스다코타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인 미노트 공군기지에 도착, B-52 폭격기 앞에서 군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며“우리의 핵 억지력에 대한 신뢰성이 중요하다. 우리는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격퇴할 것”이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미국은 최근까지도 중국과의 경제 마찰을 우려해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평가받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도 제재하는 것) 발동에 난색을 표해 왔다. 하지만 임기 말의 오바마가 '강경 모드'로 선회한 것은 북한이 미국의 핵심 안보 이익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 소식통은 "오바마가 그동안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북핵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던 것은 당장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능력이 안 된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던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 '3~5년 안에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고 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이날 의회에서 "한·미·일 3국이 석탄 수출과 북한 근로자의 국외 노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을 포함해 북한 정권의 불법적인 수입원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며 "또 이란에 대해 취했던 것처럼 북한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 거래망에서 배제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른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북핵에 국가의 존망이 위협받는 한국도 이 국면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 수석은 "이번에 새로 만들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도 중국이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중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한·미가 세컨더리 보이콧 등 모든 수단을 취해야 한다. 그것이 마지막 찬스"라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훙샹 케이스처럼 확실한 증거가 있으면 미국은 적극 움직이고 중국도 협조를 안 할 수 없다"며 "끝까지 간다는 결기를 갖고 모든 외교 자산을 동원해 이런 '구멍'의 증거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