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21 03:07
[동남아 차량 공유서비스]
- 말레이시아 차량공유서비스 '그랩'
동남아 6개국 50개 도시서 영업… 소프트뱅크 등서 7억달러 유치
-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택시앱 '고젝'
출시 1년만에 다운로드 2000만건… 최근 5억5000만달러 투자 유치
- 도로정체 심각… 12명 탈진 사망도
차량 공유서비스 확대로 차량 증가 속도 늦춰지길 기대
- ▲ 싱가포르=최규민 특파원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일상화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직장인 에일린 응씨는 "2~3년 전만 해도 차가 필요하면 전화로 택시를 불렀지만 지금은 대부분 우버나 그랩 같은 차량 호출앱을 이용한다"며 "택시를 부르는 것보다 훨씬 간편한 데다 요금도 택시보다 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의 '고젝', 말레이시아의 '그랩' 등 젊은 창업자들이 세운 토종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들은 생긴 지 몇 년 되지 않아 글로벌 기업인 우버를 위협하는 경쟁자로 떠올랐다. 우버가 장악한 미국·유럽과 달리 아시아는 '토종 우버'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이 지역이 차량 공유 서비스의 최대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급성장하는 아시아의 '토종 우버'들
동남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랩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생이던 말레이시아인 앤서니 탄이 동창생과 함께 2012년 창업한 회사다. 처음에는 콜택시를 호출하는 앱으로 시작했는데, 창업자들이 택시 회사를 찾아다니며 가입을 권유할 정도로 보잘것없는 출발이었다. 하지만 금세 소문을 타며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잠재력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투자공사, 싱가포르 테마섹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큰손'으로부터 지금까지 7억달러를 유치할 만큼 뜨거운 기업이 됐다. 현재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국 50개 도시에서 영업 중이며, 사업 영역도 콜택시, 차량 공유, 오토바이 택시 등으로 확장했다. 최근 구글이 차량 공유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인 우버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도 그랩에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지도 앱에서 우버만 연동시켰던 구글은 얼마 전부터 우버와 그랩을 나란히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를 발판 삼아 그랩은 기본요금 인하와 각종 할인 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우버를 위협 중이다.
세계 1·2위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에서도 토종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들에 밀려 우버가 맥을 못추고 있다. 인도에서는 '올라'가 교통 O2O(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연결하는 서비스) 시장의 80%를 점유하며 아성을 지키고 있고, 중국에서는 우버가 토종 업체인 디디추싱과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이다 견디지 못하고 결국 중국법인을 디디추싱에 매각하며 백기 투항하고 말았다.
◇차량 공유, 살인적 교통 체증 해결사 될까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차량 공유가 각광받는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통 체증을 해결할 최적의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은 요즘 시도 때도 없는 극심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 성장과 중산층의 확대로 차량 숫자와 교통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도로와 대중교통 등 인프라 확충과 운전 문화의 발전 속도는 훨씬 못 미친 결과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시아 지역에서 교통 정체로 인한 손실이 GDP의 2~5%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때로는 교통 정체가 경제적 손실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이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바주 브레베스시에서는 라마단을 끝내고 축제를 즐기러 나온 차량들이 한꺼번에 고속도로로 쏟아져 나오면서 사상 최악의 정체가 벌어졌다. 톨게이트를 통과하기까지 무려 2~3일이 걸리면서 차 안에 갇혀 있던 노인과 갓난아기 등 12명이 탈진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 ▲ 한 여성이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택시 앱‘고젝’으로 호출한 오토바이를 타고 자카르타 시내를 지나고 있다. /블룸버그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택시 기사들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나라마다 대처 방법이 제각각인데, 지난 3월 택시 기사들의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진 인도네시아에서는 우버와 그랩 등 앱 기반 교통 서비스의 영업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일찌감치 차량 공유를 합법화한 필리핀은 그랩과 협력해 택시 기사들이 보내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교통량을 제어해 정체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복덕규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차장은 "서비스를 틀어막고 규제하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의 리더를 육성해가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역 -BUSINESS 용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능형 네트워크(Intelligent Network) (0) | 2016.09.22 |
---|---|
러다이트운동[ Luddite Movement , ─運動 ] (0) | 2016.09.21 |
[팩트 폭력] (0) | 2016.09.20 |
찾한 사마리아인법[ good Samaritan law ] (0) | 2016.09.19 |
(DNDi·Drugs for Neglected Disease initiative)-'소외 질병을 위한 치료제 이니셔티브 (0) | 201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