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희소성 높은 '표적항암제'… 혁신 신약으로 개발한다

최만섭 2016. 6. 17. 05:22

희소성 높은 '표적항암제'… 혁신 신약으로 개발한다

  • 김진 기자-입력 : 2016.06.17 03:06

  • BIO 일동제약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연간 22만여명의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평균 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국민 3명 가운데 1명꼴로 암에 걸린다. 제약사들은 최근 암세포가 가진 특정 표적자에 작용하는 표적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가진 특성과 약점을 이용해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을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

    일동제약 연구원이 경기도 화성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표적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다
    ▲ 일동제약 연구원이 경기도 화성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표적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일동제약 제공

    일동제약이 표적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IF(저산소증 유도인자) 조절제인 'IDF-11774' 개발이 대표적이다. IDF-11774는 암의 생성과 전이를 촉진하는 HIF를 억제해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다.


    HIF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몸 세포가 세포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생성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세포가 생존하도록 돕는 저산소증 유도인자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빨리 자라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소모한다. 이 때문에 암이 자라고 번질수록 암세포 속은 심각한 산소 부족 상태가 된다. HIF는 이런 악조건을 극복하고 암세포를 유지, 성장시킨다. 암이 전이되고 악성화될수록 HIF가 많이 생긴다.

    IDF-11774는 효소를 조절해 HIF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대장암과 신장암, 폐암 등을 대상으로 한 효능 시험에서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동제약은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 종양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동국대, 가천대와 함께 이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 특허 등록을 마쳤고 유럽과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에도 특허를 출원해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후보물질인 'IDX-1197'은 암세포의 손상 복구 시스템을 방해해 암의 생존과 유지를 막는 표적항암제다. 몸 세포는 증식을 위해 수없이 분열한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가닥이 변형되거나 손상된다. 이 손상을 복구하고 세포가 유지되도록 돕는 효소가 PARP이다. 정상세포는 이 효소가 작동하지 않아도 손상을 복구해 살아남는다. 암세포는 이미 많은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에 이 같은 복구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죽는다.

    IDX-1197은 이 점에 착안해 종양세포의 PARP를 표적으로 해 암을 잡는 약물이다. 동물실험에서 IDX-1197은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앞서 개발하고 있는 물질에 비해 항암 활성도가 50배 이상 높았고 암세포만 공격하는 능력도 높아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립암센터 시스템통합적 항암 신약개발 사업단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임상 1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보물질은 미국과 유럽, 러시아 등 해외 15개 국가에 특허를 출원했다. 일동제약 강재훈 중앙연구소장은 "HIF 조절제와 PARP 저해제는 희소성과 시장 잠재성이 높아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