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산했던 GM 어떻게 회생시켰나]
노조도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월 라디오 연설에서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계획은 인기가 없었고 심지어 일부 반대론자들은 '사회주의'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결국 미국 자동차 산업은 부활했다"고 말했다.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파산,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연명했던 GM(제너럴모터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GM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984만786대를 판매하며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GM 부활의 비결은 정부가 전폭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구조조정은 전문가에게 맡긴 데 있다. 미 정부는 2009년 GM이 파산하자 공적자금 495억달러(56조8000억원)를 투입했고, 이후 2013년 12월까지 시장에서 GM의 지분을 총 392억 달러(45조원)에 매각했다. 단순히 따지면 정부 손실은 103억달러(11조8000억원)였다. 하지만 미 자동차연구센터(CAR)는 "GM 구제금융 투입이 120만명의 실업을 막았고, 조세 수입 349억달러(40조원) 감소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GM의 구조조정은 전문가의 몫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2월 월스트리트 출신의 스티븐 래트너를 미 자동차 산업 구조개혁 TF의 사령탑에 임명했다. 래트너는 리먼 브러더스와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에서 일하다 사모펀드인 쿼드랭글 그룹을 창업한 이름난 투자가였다. 래트너는 14명의 전문가로 팀을 꾸렸다. 폰티악, 새턴, 허머 등 기름 많이 먹는 대형차 브랜드는 팔거나 폐쇄했다. 릭 왜고너 당시 GM CEO(최고경영자) 등 경영진도 퇴진시켰다.
GM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가장 큰 요인이던 강성 노조 문제도 과도한 인건비 축소를 공적자금 투입에 연계시켜 일거에 해결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009년 신입 직원 임금을 기존 직원의 절반으로 깎는 '이중 임금제' 도입에 합의했다. 덕분에 2007년 시간당 78달러였던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노동비용은 2015년 시간당 54달러까지 낮아졌다. 2009년에는 6년간 파업 자제에 합의했다. 2011년에는 기본급 자동 인상 제도도 폐지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 정부는 GM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구조조정 완료 시기 등 큰 틀만 제시하고 구체적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겼다"며 "강성 노조 역시 고통 분담에 나섰고, 이것이 GM과 미국 자동차 산업을 부활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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