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성 베이징 특파원 사진](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4/17/2016041702058_0.jpg)
요즘 중국 베이징(北京) 교민 사회에선 '코리아타운 소멸론'이 회자된다. 대표적 한인 타운 왕징(望京)이 이대로 가다간 한국인 희귀 지역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몇 년 새 제조업체 주재원이 잔뜩 줄더니 최근엔 집값이 싼 변두리, 심지어 허베이(河北)성까지 밀려나고 있는 탓이다. 한때 10만명이라던 왕징의 한인은 이젠 그 3분의 1도 안 된다고 한다.
왕징의 '코리안 엑소더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영향이 컸다. 알리바바의 제2 본사가 왕징에 문을 열면서 그 임직원들 지갑에서 나온 '알리바바 머니'가 이 동네 부동산을 싹쓸이했다. 그 여파로 60㎡(약 20평) 아파트가 서울 강남 30~40평대 아파트와 맞먹는 11억원에 거래될 정도다.
한국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왕징 이야기가 한국의 미래에 관한 예고편일 수도 있다. 중국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제조업의 부진이 왕징을 덮친 1차 지진이었다면, 중국의 서비스산업이 쌓아 올린 거대한 부(富)는 2차 지진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1차 지진에 대해서만 요란하게 경보를 울리고 2차 지진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듯하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경제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2억명이 넘는 중산층이 더 좋은 학교, 더 편리한 쇼핑, 더 맛있고 청결한 식당, 더 안전한 병원을 갈망하면서 서비스산업이 약진하고 있다. 한 국내 민간 연구소의 베이징 사무소 관계자는 "중국의 서비스업을 보면 '우리는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중요한 변화인데 정작 한국에서는 제조업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대국(大國)으로 탈바꿈하는 중국의 변화에 선진국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서비스산업의 성패는 중국에 달렸다'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경제자문위원으로 앉혔다.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해외 직접투자 중 70%가 서비스 부문이었다. 제조업의 대(對)중국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한국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30%에 머물고 있다.
중국 서비스산업이 인구 덕에 먹고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IT는 역시 코리아'라고 자부하지만 중국의 IT가 보여주는 서비스는 충격적일 만큼 편리하다. 지난해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중국에선 거의 뉴스가 안 된다. 중국 '위챗'이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바이두(百度)를 써보면 '네이버가 과연 경쟁이 될까' 묻게 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엄청난 중국발 해일이 조만간 대한민국을 덮칠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전자상거래는 일본의 닛케이신문이 "미국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최근 베이징 도심 한 지하 식당가 중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주문을 마치자 종업원이 25분짜리 모래시계를 뒤집어 테이블에 놓았다. 그 시간 안에 음식을 내오겠다는 약속이었다. 주방 종업원들은 저마다 가슴에 하나부터 셋까지 별을 달고 있었다. 서비스와 실력을 평가한 결과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서비스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니 모래시계 속 줄어드는 모래가 한국에 대한 경고 같았다.
왕징의 '코리안 엑소더스'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영향이 컸다. 알리바바의 제2 본사가 왕징에 문을 열면서 그 임직원들 지갑에서 나온 '알리바바 머니'가 이 동네 부동산을 싹쓸이했다. 그 여파로 60㎡(약 20평) 아파트가 서울 강남 30~40평대 아파트와 맞먹는 11억원에 거래될 정도다.
한국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왕징 이야기가 한국의 미래에 관한 예고편일 수도 있다. 중국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한국 제조업의 부진이 왕징을 덮친 1차 지진이었다면, 중국의 서비스산업이 쌓아 올린 거대한 부(富)는 2차 지진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1차 지진에 대해서만 요란하게 경보를 울리고 2차 지진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듯하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경제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2억명이 넘는 중산층이 더 좋은 학교, 더 편리한 쇼핑, 더 맛있고 청결한 식당, 더 안전한 병원을 갈망하면서 서비스산업이 약진하고 있다. 한 국내 민간 연구소의 베이징 사무소 관계자는 "중국의 서비스업을 보면 '우리는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중요한 변화인데 정작 한국에서는 제조업 얘기밖에 안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대국(大國)으로 탈바꿈하는 중국의 변화에 선진국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 서비스산업의 성패는 중국에 달렸다'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경제자문위원으로 앉혔다. 지난해 중국이 유치한 해외 직접투자 중 70%가 서비스 부문이었다. 제조업의 대(對)중국 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한국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30%에 머물고 있다.
중국 서비스산업이 인구 덕에 먹고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IT는 역시 코리아'라고 자부하지만 중국의 IT가 보여주는 서비스는 충격적일 만큼 편리하다. 지난해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중국에선 거의 뉴스가 안 된다. 중국 '위챗'이 더 편리하기 때문이다. 바이두(百度)를 써보면 '네이버가 과연 경쟁이 될까' 묻게 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엄청난 중국발 해일이 조만간 대한민국을 덮칠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전자상거래는 일본의 닛케이신문이 "미국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최근 베이징 도심 한 지하 식당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