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Weekly BIZ] '오너 드라이브' 욕구 여전히 강력

최만섭 2016. 4. 10. 22:09

[Weekly BIZ] '오너 드라이브' 욕구 여전히 강력

  • 이혜운 기자-입력 : 2016.04.09 03:05
  • 앨런 베이티 GM 북미대표 겸 쉐보레 CEO
    공유 시스템은 인프라 조밀한 도심만 가능… 자율주행차도 전통적 교통수단 대체 어려워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초 5억달러를 들여 우버와 함께 북미 차량 공유 서비스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리프트(Lyft)'를 인수했다. 디트로이트와 실리콘밸리가 동시에 들썩였다. 지난 100년간 자동차 업계를 지탱해 온 '개발→생산→판매'의 사슬이 무너지고, '개발→생산→공유'라는 대변혁이 올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말 GM은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자동차 공유회사로 변신하는 중일까. GM이 생각하는 미래 자동차 산업은 무엇일까.

    앨런 베이티(Batey·52) 북미대표 겸 쉐보레 최고경영자(CEO)를 부평 한국gm 본사에서 만나 물었다.

    앨런 베이티 GM 수석부사장 겸 쉐보레 CEO
    ▲ 앨런 베이티 GM 수석부사장 겸 쉐보레 CEO.

    ―올해 초 GM이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를 인수하고, 자동차 공유 브랜드 '메이븐(MAVEN)'을 출시한 것이 자동차 업계의 화제였습니다.

    "GM은 차량 공유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그동안 GM은 자동차를 제공하는 회사였지만, 앞으로는 '모빌리티(mobility·이동성)'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도심 혼잡도가 높아져 주차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심해질 경우 소비자들은 더욱 효율적인 이동 수단을 원할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자율주행 시스템 스타트업인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요.

    "그렇습니다. GM이 모빌리티 회사로 변신하는 데 리프트가 플랫폼을 보완해준다면,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기술적인 부분을 채워줄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GM은 미래를 대비하기에 입지가 좋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구글은 자율주행 기술은 있지만, 자동차와 카셰어링 서비스가 없습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력을 '소유'가 아닌 '공유'로 보시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주력 산업은 전통적인 차량 소유 산업이 될 것입니다. GM이 연구·개발(R&D) 등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부분도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사상 최대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공유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 도심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비(非)도심 지역도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전기차 등이 정착될 경우 새로운 형태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쎄요. 전기차가 급부상해도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이 여전히 시장의 주력을 차지할 것입니다. 자율주행차도 기존 차량의 기술을 보완하거나, 다른 한 부분으로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지금도 자율주행 기술은 상당히 발전돼 있습니다. 캐딜락 CT6의 경우에는 고속도로 주행 시 자율주행차와 거의 똑같이 작동합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가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고, 이것을 기반으로 차량 공유 시스템이 많은 지역에 정착되기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사람들이 차를 탈 때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안전성'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기차 회사 테슬라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좋은 기업인이고, 테슬라는 진지한 경쟁 상대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판매해야 합니다. 판매가 되지 않으면 기업으로서의 수익성은 떨어집니다. 테슬라의 경우에는 투자자의 희망과 꿈에 기반해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달간 테슬라의 행보를 보면 (보이는 것보다) 덜 긍정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기차 부문도 GM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6' 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GM의 볼트 EV였습니다."

    ―2009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GM이 다시 세계 리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당시 미국 내에는 GM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넘쳐났습니다. 당시 저희가 할 수 있던 일은 과거와 선을 긋고 미래 지향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고객들에게 설명을 많이 하기보다는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많은 좋은 신차들을 출시했습니다. 위기를 느낀 직원들의 신뢰와 결속도 회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2014년 발생한 대규모 리콜로 GM이 또 한 번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발견된 점화장치 결함은 10년 전 개발된 차량에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10여 년 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라 CEO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관심이 높았죠. 당시 GM은 빠르게 인정한 후 책임지겠다고 말하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자동차 도요타는 액셀 장치 결함으로 인한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었습니다. 하지만 GM은 리콜 사태 이후에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판매 1위를 차지했고, 중국에서도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리콜 사태는 오히려 GM이 좀 더 고객 중심으로 경영하는 데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을 이긴 것은, 폴크스바겐의 디젤 엔진 배기가스 조작 사건 때문 아닌가요.

    "중국은 디젤 엔진의 판매 비중이 작습니다. GM이 저렴한 차부터 고급차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중국 내 다양한 지역을 공략한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GM의 최대 경쟁 상대는 어디인가요.

    "없습니다. 토털 솔루션 측면에서 GM이 명실상부 업계 리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