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사설] 제3당 반등 흐름이 시사하는 것

최만섭 2016. 4. 6. 02:24

[사설] 제3당 반등 흐름이 시사하는 것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당은 지난주보다 4%포인트 오른 12%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빠진 새누리당이나 정체인 더불어민주당과 대조적이었다. 경기·인천에선 6%포인트 올랐고, 호남에서는 8%포인트 급등하며 더민주를 추월했다. 비례대표 지지율 조사에선 최대 9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다른 기관의 조사도 결과는 비슷하다. 각 당 판세 분석에서도 국민의당은 호남의 다수 지역에서 우세를 보이거나 경합 중이라고 한다. 수도권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넘는 출마 후보도 적지 않다.

총선 열흘 이상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가 실제 투표 결과와 일치할지는 불확실하다. 과거의 예를 보면 여론조사와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경우도 많았다. 휴대전화가 일반화된 요즘 여론조사는 과거보다 오차가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4·13 총선 중반 시점에서 국민의당이 당초 예상을 넘어서는 선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선거운동 현장에서 각 당이 모두 느끼는 흐름인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역대 선거에서 제3 정당은 초반 반짝하는 듯하다 실제 선거에선 사그라드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의당도 그런 또 하나의 사례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야 공천 파동을 지나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국민의당 지지세는 오히려 강해지는 추세다.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여야 두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 때문일 것이다. 새누리당은 친박 주도의 보복 공천 논란과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 등 전례가 없는 공천 막장극을 보였다. 더민주도 친노·운동권을 물갈이하는 듯했으나 남은 것은 '김종인 비례대표 2번'과 '도로 운동권당'이었다. 국민의당이 양당의 기득권 구도를 깨겠다고 했지만, 실제 공천·정책으로 새 면모를 보여준 것은 없었음에도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두 여야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금 새누리당은 수도권은 물론이고 텃밭이라는 영남 일부 지역에서도 야당·무소속 후보와 힘겨운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친박 오만에 분노한 여당 지지층에서 적지 않은 이반표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민주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의 반감 때문에 이 지역 유세 지원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 김종인 대표와 지역 후보자들이 그의 방문을 나서서 막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이 민의(民意)가 무엇인지 두 당은 자성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앞으로도 친박·비박으로 갈라져 패싸움을 벌이고, 더민주가 여전히 친노·운동권 정당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민심은 더 싸늘해질 것이다. 국민이 양당의 낡고 퇴행적인 독과점적 공생(共生) 구조를 언제까지나 봐주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