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철학

[사설]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 더 끌면 검찰 조직만 상처 날 것

최만섭 2016. 4. 1. 15:56
[사설]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 더 끌면 검찰 조직만 상처 날 것


입력 : 2016.04.01 03:16

게임업체 넥슨 주식 80만주를 지난해 126억원에 팔아 '주식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드러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31일 해명문을 내고 "컨설팅 업체에 있던 친구가 친분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이민을 가게 돼 주식을 팔아야겠다'는 말을 듣고 친한 친구 여러 명이 같은 가격에 주식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면가 500원보다 훨씬 비싼 주당 수만원씩에 매입했다"면서 "작년 처분할 때는 80만주였지만 넥슨 주식은 그동안 주식 분할을 통해 100배로 주식 수가 늘어났다"고 했다.

해명이 맞다면 진 검사장은 2005년 자금 수억원을 들여 넥슨 주식 8000주를 주당 수만원씩에 샀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이 주식 분할을 거쳐 80만주 126억원어치가 됐다는 것이다. 진 검사장이 주식을 구입했던 2005년 넥슨의 한 해 영업이익은 522억원이었다. 그 정도 이익을 내는 우량 IT 업체의 비상장 주식을 입수한다는 것은 대주주와 특수 관계가 아니면 좀체 어려운 일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많은 국민은 그의 주식 구입 과정이 떳떳했던 것인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넥슨 측의 각별한 배려가 있었을 것으로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진 검사장은 주식 구입 과정이 합법적이라며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의혹이 명쾌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진 검사장 개인을 넘어 검찰 조직 전체를 보는 국민의 눈이 달라질 것이다. 그간 재벌 2, 3세나 자산가들이 잘나가는 검사들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던 것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이제 법무부와 검찰이 나서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일절 의문이 남지 않게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