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한 해 8594만원 버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아십니까
양모듬 기자-입력 : 2016.03.02 03:07
졸업생 4000명 중 85%가 농업… 양계·양돈은 2억원 가까이 벌어
현장 위주 교육, 국내외 장기실습… 입소문 타고 입학 경쟁률 5대1
경기도 이천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홍해수(31)씨는 연간 소득 1억7000만원을 올리는 억대 소득자다. 스마트폰으로 온도·습도 및 환기 등을 제어할 수 있는 9900㎡(약 3000평) 규모의 유리온실에서 제라늄, 카네이션 등 분화(盆花)를 키우고 노지 3만3000㎡(약 1만평)에서는 블루베리 등을 재배한다. 전체 판매량 중 30%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 화훼농장주 홍해수씨가 경기 이천의 유리 온실에서 재배 중인 꽃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위 사진). 한국농수산대학에서 화훼를 전공한 홍씨는 온라인 판매를 도입해 농장 매출을 30%가량 끌어올렸다. 같은 대학 졸업생 김범진씨는 전북 부안의 농장에서 온·습도, 이산화탄소, 빛의 양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채소를 재배함으로써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아래 사진). /한국농수산대학 제공
홍씨를 배출한 한농대는 3년제 국립 전문대로, 고소득 청년 농어민의 산실(産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졸업생들의 성공 사례가 소문을 타면서 한농대의 입학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입학식을 치른 신입생 390명은 5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10여년 전인 2003년만 해도 경쟁률은 1.3대1 수준이었다.
억대 소득을 올리는 영농인을 키워내는 비결은 현장 위주의 교육에 있다. 1~3학년 과정이 각각 이론, 현장실습, 창업에 특화돼 있다. 특히 2학년은 미국·호주·네덜란드·일본 등 해외 농장이나 국내 농장에서 경영주의 지도를 받으며 10개월 이상 장기 실습을 해야 한다. 목표가 뚜렷한 만큼 재학생들의 휴학률도 낮다. 지난해 기준 졸업반인 2013학번의 경우 전체 390명 중 휴학생(군휴학 제외)이 5% 미만에 불과했다.
학교 관계자는 "새 영농 기법을 도입하려는 학생들과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는 부모 간 갈등을 막기 위해 졸업반 대상으로 간담회도 열고 있다"며 "농식품가공, 축산가공 등 졸업생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라고 했다.
한농대는 신입생 전원을 수시 전형으로 뽑는다. 수능 점수 대신 학교생활기록부(교과·출석 성적)와 본인이나 직계 가족이 보유한 영농 기반(농지나 축사 등), 면접 점수를 반영한다. 선발 정원 390명 중 100명 정도는 영농 기반이 없는 학생들을 선발한다. 졸업생들의 선전에 힘입어 합격자 평균 고교 내신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4~2015년도 합격자 평균 내신은 4.1등급, 올해는 3.9등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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