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2016년 1월 6일

[여론&정치] 전면적 對北감시에 올인해야

최만섭 2016. 1. 26. 11:13
  • [여론&정치] 전면적 對北감시에 올인해야
  • 이영작 前 한양대 석좌교수-입력 : 2016.01.26 03:20

美 군비증강이 蘇 무릎꿇려 김정은과 북핵 無力化 위해 우리도 예산 적극 투입해야
도청장치·음파탐지기 뿌려 北 움직임 시시각각 감시하면 경제난 北에 큰 압박될 것

이영작 前 한양대 석좌교수 사진
이영작 前 한양대 석좌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 대북 정책이 철저하게 실패했음을 증명한다. 대책도 없다. 북핵을 저지하라는 국제적 압박에 중국은 미국에 책임을 전가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두 회견에서 외교적인 노력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과 통화도 거부한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B 52 폭격기를 시위 비행했다.

정부는 휴전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야당은 이마저 반대하며 실패한 6자회담과 대화로 풀라고 주장한다. 좌파 정권의 북한 퍼주기가 핵개발 자금으로 쓰였겠고 핵실험이 좌파 정권 당시 시작됐다는 사실에는 눈 감고, 야당은 정부가 북핵 정책에 실패했다고 비난한다. 가장 한심한 집단이 새누리당이다. 핵무기 개발을 요구하는 발언이 나오자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서도 어떤 대응 방책도 제시하지 못한다. 청년들은 핵에 관심조차 없고 일부 언론은 북핵이 미국과의 대화 압박용이라고 오도한다.

꿈을 깨라. 북핵은 이미 '핵찜질'이란 표현을 써서 남한이 분명한 공격 대상임을 천명한 바 있다. 핵실험만 하는 게 아니라 남한을 핵폭탄으로 공격하고 무조건 항복을 요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한반도 상공에 B 52나 보내고, 좌파는 6자회담과 대화로 풀자고 하고, 중국은 미국의 북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고 하고, 우파는 우왕좌왕한다. 국방장관은 좌파들의 눈치를 본다. 있을 수 없는 소설이라고 할 건가. 하지만 국가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핵폭탄을 가진 김정은은 이슬람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위험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대북 정책의 큰 그림이 바뀌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큰 그림은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이고, 북한은 붕괴시켜야 할 불법 정권이었다. 이 큰 그림을 박정희 대통령이 바꿨다. 1970년 8·15 선언 때 남북 간 평화적인 선의의 체제 경쟁을 제안했고, 72년 7·4 공동성명에선 자주 통일, 평화 통일, 민족 대단결의 3원칙을 발표했다. 평화 공존, 평화 통일이라는 큰 틀 아래서 정책적 온도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거쳤고,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북한은 다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는 무력 통일이라는 큰 그림을 한 번도 버리지 않았다. 호찌민의 베트남 무력 통일이 김일성 왕조의 꿈이자 모델이다. 1973년 미군이 철수하고 1975년 베트남이 무력 통일됐지만 1991년 미국과 베트남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았는가? 국제 관계에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핵무기로 무력 통일한 북한이 미국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4차 핵실험은 '북한과 평화 공존, 평화 통일은 헛된 꿈이고 북핵은 우리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1989년 동·서독 통일은 동독 경제가 붕괴했기 때문이었다. 배후에는 레이건의 공상 과학소설 같은 스타워즈 전략이 있다. 레이건은 옛 소련의 핵무기와 대륙 간 탄도탄을 무력화시키는 이른바 '전략 방위 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s)에 많은 비난을 무릅쓰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대응에 나선 소련은 경제가 파탄 났고 더불어 동독 경제도 붕괴했다. 동독은 자연스럽게 서독에 흡수 통합됐다.

북한은 동독과 같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이 북한 붕괴가 아니라 김정은 정권 타도와 북핵의 무력화라 하면 세계의 이목을 고려해야 하는 중국의 북한 지원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압박은 공상 과학소설에나 나올 법한 전략을 써서라도 관철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북한 전역에 고공에서 마이크로 도청 장치(micro eavesdropping processor)를 뿌려 그 신호를 분석해 북한의 동정을 꿰뚫는 것이다. 동시에 동해와 서해에도 마이크로 수중음파탐지기(micro sonar)를 심어 북한의 군함과 잠수함 움직임을 시시각각 감시해 북한의 동태를 우리 손에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다. 공학적으로는 가능하다. 가용한 범위 내에서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북핵에 대항하는 우리의 비상한 의지를 실천해야 한다.

북한을 전면적으로 감시하는 전략을 통해 북핵과 김정은의 무력화를 시도해야 한다. 국제적인 동의를 얻어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해 야 한다. 북한이 남한과 무기경쟁을 하려 했다간 경제적으로 붕괴할 것이고, 경쟁을 포기하면 궁극적으로 김정은과 핵무기는 무력화될 것이다. 북한이 둘 중 어떤 선택을 하든 대한민국 국민은 북핵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이 구상한 남북 큰 그림을 과감하게 버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큰 그림을 채택할 때 한반도의 평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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