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폴크스바겐 사태·파리 기후협약 '친환경 에너지' 주요 산업 트렌드로
풍력·태양광 등 주력 업종 전망은 엇갈려… 전기차 산업 확대 예상
"지난해 세계 산업계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건은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최고의 사건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이다. 이 두 사건이 유가 하락으로 잠잠했던 친(親)환경 에너지를 주요 산업 트렌드의 하나로 재(再)부상시켰다."시드니 핑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올해 주요 경제·경영 키워드로 '친환경 에너지'를 꼽았다. 전 세계 195개국이 의무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약속한 파리 기후변화협약, 아직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중국의 신(新)환경 보호법 시행 등 지난해 발생한 주요 이슈들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세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초반까지 내려앉았고, 당분간 저(低)유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친환경이라는 큰 물줄기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핑켈스타인 교수는 주장했다.
윌리엄 바넷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이미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부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많은 기업이 이제는 정부와 환경 단체의 눈치가 아닌 생존을 위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하이저우(黃海洲)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중국이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늘릴 분야는 환경"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는 환경 보호뿐 아니라 차세대 중국의 먹거리라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은 202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15%, 2030년까진 20%로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2011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 생산국이 된 중국의 변화는 전 세계 에너지 산업의 큰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산업 부문 역시 중국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혜택으로 연내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그러나 친환경 에너지의 주력 업종이 무엇이 될지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헤르만 지몬 지몬-쿠퍼&파트너스 회장은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친환경 에너지는 풍력"이라고 주장했다. 지몬 회장은 "풍력은 발전기를 설치하고 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한계비용이 제로인 에너지이기 때문에 단가가 낮고 전력 소모도 적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특히 해상 풍력 발전은 발전소를 설치하는 데 드는 지형적 문제도 없어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팀 하포드 FT 칼럼니스트는 '태양광 발전'을 들었다. 하포드는 "태양광 에너지가 기술 발달에 따라 비용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며 "유가 하락에도 태양광 발전 산업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설치된 친환경 에너지 설비 능력은 풍력이 3억9293만㎾(2015년 6월 기준·세계풍력에너지협회)로 태양력과 수력은 물론 원자력보다도 높다. 한때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던 원자력은 2011년 일본 대지진 때의 원전 사고 여파로 성장이 주춤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억9225만㎾다.
이런 에너지 산업의 흐름 전환은 전기차 산업을 확대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볼프강 매닝 함부르크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젤 자동차를 친환경으로 인식하고 투자했던 독일 정부와 자동차 기업들이 폴크스바겐 사태로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대세는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니 세바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교수도 "석기시대가 끝난 이유는 돌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기술인 청동기가 석기를 몰아냈기 때문이고 마차 시대가 끝난 것은 말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내연기관이라는 상위의 기술을 가진 자동차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같은 논리로 석유·가스·원자력 에너지와 내연기관 자동차는 태양력과 풍력, 전기차, 자율 주행 자동차 등의 새롭고 강력한 기술에 의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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