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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올해도 고전… 신흥국 어려움 커져"

최만섭 2016. 1. 9. 09:50

[Weekly BIZ] "중국경제 올해도 고전… 신흥국 어려움 커져"

입력 : 2016.01.09 03:04

[차이나 쇼크] 위안화 절하·성장엔진 약화… 일부 '중국發 위기' 조심스러운 예측도
"현재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연상" 언급에 "중국 우려 과도" 주장

"중국 경제구조가 변하고 있다. 투자 중심에서 소비자(내수)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 경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다."(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교수)

"지난 10년 동안 중국 경제가 강력하게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 기간 미국 경제는 허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제 상황은 완전히 뒤바뀔 것이다."(팀 하포드 FT 칼럼니스트)

"중국 경제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고전할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헤르만 지몬 지몬-쿠퍼&파트너스 회장)
차이나 쇼크
연초부터 글로벌 경제는 '중국'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지난 4일과 7일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지수 등락 폭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일시적으로 또는 마감 때까지 증시 거래를 정지하는 제도) 발동에도 폭락세를 지속했고, 결국 장이 조기 종료됐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최근 나흘간 1% 가까이 떨어뜨리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됐고, 이는 투자자들의 투매로 이어졌다. 중국 증시 폭락으로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 증시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중국 위안화 가치는 201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 절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또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중국으로부터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3개월 동안 중국의 자본 유출 규모는 3670억달러(약 440조4734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3300억달러로, 한 달간 1000억달러 넘게 감소했다. 2014년 12월 말(3조9430억달러)과 비교하면 5000억달러 넘게 준 것이다.

글로벌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던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투자자들의 심리 악화로 이어졌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6년 세계경제 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6.7%로 떨어뜨렸다. 지난해 6월에 발표한 7%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중국 국책연구소인 중국과학원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6.7%로 전망했다. 중국이 올해 6.7%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1991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 수준이 된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중국발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2008년 전 세계적 금융 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었다면, 이번 위기는 중국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위기에 이르기 전에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수출국과 주변 아시아 신흥국이 중국발 위기에 더욱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위안화 평가 절하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 문제가 전이될 수 있다"며 "미국의 금리 정상화도 신흥국에 대형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환경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월가의 비관론자로 잘 알려진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hard-landing)을 향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버는 중국의 신용 거품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경착륙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투자, 개발 축소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중국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도시 지역의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며, 긍정적 부분에 주목했다. 로치 교수는 "중국의 성장률만 보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연착륙 여부를 결론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결국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변동환율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브루너마이어 교수는 "중국은 외환시장을 개방하기에 앞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