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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위협이 소비·투자 활동 위축시켜

최만섭 2016. 1. 9. 10:02

[Weekly BIZ] 테러 위협이 소비·투자 활동 위축시켜

  • 김남희 조선비즈 기자-

  • 입력 : 2016.01.09 03:04

    [IS] 유럽·미국 등으로 범위 넓힌 안보 위협이 경제 악영향 끼쳐
    방위산업은 급성장… "난민 공동 대처" 유럽 공동 채권 발행 거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행위와 지속적인 위협 때문에 소비, 투자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불확실성이 커진다."(헬렌 레이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

    "IS의 테러로 세계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다만 서방 연합군이 IS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방위 산업이 더 성장할 것이다."(시드니 핑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

    "2016년에 연합군이 IS 격퇴에 진전을 보일 경우 유럽 난민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헤르만 지몬 지몬-쿠퍼&파트너스 회장)
    안보 위협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를 일으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IS는 올해 세계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에선 경제 변수로까지 보는 전문가가 많지 않지만, 해외 전문가 상당수가 IS를 경제 변수로 꼽는다. 유럽은 실제 테러 대상지가 돼 있어 체감하는 위험이 높기도 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근거지에서 대대적 공세를 벌이고 있지만, IS는 여전히 건재하다. 새해 벽두 불거진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종파 갈등으로 IS 대응 작전은 더 어려워졌다.

    헬렌 레이 런던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중동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으로 테러 범위를 넓힌 IS의 안보 위협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IS의 세력 약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테러에 따른 가장 큰 피해는 물론 인명 살상이지만,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IS의 파리 테러 후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벨기에 브뤼셀은 테러 위협 때문에 며칠 동안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지하철과 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쇼핑몰과 식당, 카페가 문을 닫았다. '유럽의 수도'로 불리는 브뤼셀의 경제활동이 멈춰 선 것이다. 테러에 대한 불안 때문에 유럽 지역의 관광산업도 피해를 입었다.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당장 투자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미 경기 둔화로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를 막는 또 다른 악재가 생긴 것이다."

    IS는 한동안 세력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서방국과 아랍권 동맹국 등 연합군이 IS 점령 지역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지만, 약한 결속력 탓에 격퇴 작전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IS가 보유한 무기와 무기 개발 기술도 예상보다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락까에 있는 IS의 테러 무기 연구소는 원격 조종으로 폭탄 테러를 할 수 있는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는 지대공(地對空) 미사일도 갖췄다.

    시드니 핑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IS를 비롯한 전 세계 테러 위험 고조로 방위 산업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국경을 가리지 않는 안보 위협,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개발 기술이 없는 국가들은 수입해야 한다. 세계 지정학 정세 불안으로 방위 산업은 급성장할 것이다."

    IS가 일으킨 또 다른 파장은 난민 문제다. 중동과 가까운 유럽으로 난민이 밀려들면서 유럽 각국은 난민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폐쇄하고 있다. 난민 문제가 정치화되고 반(反)무슬림, 반(反)난민 정서가 퍼지면서 나라 안팎으로 분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레이 교수는 유럽 전체의 안보와 난민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한 방법으로 유럽 공동 채권 발행을 제시했다. 지금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이라고 하더라도 채권은 각 나라가 개별적으로 찍지만, 이제 유럽 국가들이 공동 채권을 발행해 함께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 교수는 "유럽 안보, 솅겐 조약(유럽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조약) 등은 유럽 전체의 문제로, 개별 국가가 내는 자금으로는 이를 지키기가 충분치 않다"며 "유럽으로 흘러든 난민들을 사회에 원만하게 통합시키는 과정에서 총수요가 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헤르만 지몬 지몬-쿠퍼&파트너스 회장은 "연합군이 IS를 격퇴하고 평화가 회복돼야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 행렬이 멈추고 유럽 내 난민 문제도 사그라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