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그리스·로마… 전 세계 인간 모습 다 모였네
입력 : 2016.01.08 03:08
대영박물관 '영원한 인간전(展)'
인간 주제로 한 예술품 176점3월 20일까지 관람할 수 있어세계 최대 박물관, 소장품 800만 점17~19세기 영국의 왕과 귀족이식민지 등 세계 전역 유물들 수집
지금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대영박물관의 소장품들을 빌려 와서 전시하고 있어요. 대영박물관이 어떤 곳이냐고요?
영국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세계 여러 문명의 가치 있는 유물과 미술품을 총망라해 놓은 박물관이에요. 소장품의 수가 800만 점이 넘어 '세계 최대 박물관' '지구 상 다시 없을 인간에 대한 박물관'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지요. 18세기 중반 창립된 이래 여러 번 건물을 증축해, 1823년 고대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현재의 모습이 되었어요. 2000년에는 박물관과 자료 열람실을 연결하는 유리로 된 실내 광장 '그레이트 코트'가 만들어졌어요. 하늘빛 유리 천장과 전통미 있는 석조 건물이 멋진 대비를 이룬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은 세계 여러 문명의 가치 있는 유물과 미술품을 총망라해 놓은 박물관이에요. 소장품의 수가 800만 점이 넘어 '세계 최대 박물관' '지구 상 다시 없을 인간에 대한 박물관'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지요. 18세기 중반 창립된 이래 여러 번 건물을 증축해, 1823년 고대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현재의 모습이 되었어요. 2000년에는 박물관과 자료 열람실을 연결하는 유리로 된 실내 광장 '그레이트 코트'가 만들어졌어요. 하늘빛 유리 천장과 전통미 있는 석조 건물이 멋진 대비를 이룬답니다.
- ▲ /조선일보 DB·이주은 교수 제공
이번에 대영박물관에서 빌려온 유물은 '인간의 이미지'로 분류된 것들이에요. 인간은 미술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흔하고도 지배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어떤 사회 환경 조건에 처해 있는지 생각해 보려고 수없이 시도하니까요. 특히 아름다운 인간으로 이상화된 이미지는 그 사회가 품고 있는 가치와 믿음, 최고의 열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우선,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 C-3PO와 아주 닮은 인물상을 살펴볼까요? 바로 작품1이에요. 이것은 가봉과 남부 카메룬에 사는 팽 족이 만든 인물상인데요.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조각상은 조상의 성스러운 유골을 지키고 후손을 돌보는 수호자 역할을 한다는군요.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공감되지 않나요?
작품2와 작품3은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졌는데, 신을 표현하기 위해 인간의 형상을 빌렸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작품2는 2세기 로마에서 만들어졌어요. 이마에서 꺾임 없이 곧바로 내려오는 오뚝한 코에, 수염 없이 깨끗한 피부와 윤곽이 뚜렷한 얼굴. 저 기품 있는 표정에서 우리는 이 남자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느끼게 되지요. 이 조각상의 주인공은 바로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태양의 신으로 알려진 아폴로랍니다. 우리가 태양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이유는 혹시 아폴로의 외모가 눈부시게 빛나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폴로상처럼 올림포스의 신들은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으로 조각되었답니다. 반면, 초기 불교미술을 보면 부처는 인간의 모습이 아닌 오직 상징을 통해서만 암시적으로 나타나요.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부처를 인간의 형상으로 도저히 담아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2~3세기 간다라 지역(지금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부처를 작품3처럼 아름다운 육신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했답니다. 눈을 살며시 내리뜬 표정이 깊은 명상에 잠긴 듯 한없이 평화롭게 보이죠? 부처를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부처의 가르침도 사람들에게 훨씬 더 쉽게 와 닿을 수 있었지요.
인간의 이미지는 현대 예술에서 끝나지 않을 논쟁거리이기도 해요. 왜냐하면 아름다운 인체는 그것이 단지 이미지에 불과할지라도 숭배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인간이 가진 아름다움을 권력을 가진 자의 시각에 따라 규정하거나,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만 제시하고 떠받들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아요. 한 가지 미의 기준 외에 인간이 가진 다양한 모습들을 배척하는 셈이 되니까요. 그래서 오늘날의 미술가들은 작품4처럼 일부러 못생기고 일그러진 인간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해요. 이렇듯 인체는 복잡한 관념이 다뤄지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었답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러 예술의 전당에서 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전을 관람해보면 어떨까요? 문의 : 02-522-3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