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신년특집] 설화·한자·속담 속 원숭이
2016년은 병신년(丙申年) 원숭이의 해다. 예로부터 '동국무원(東國無猿)'이라 하여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서식하지 않았다. 원숭이가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는 확실한 기록이 없다. 다만 조선 초기에 중국이나 일본에서 선물용으로 들어왔다는 가설만 있다.
*猿-원숭이 원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많이 닮은 영장류이다. 우리 민족에게 비친 원숭이는 꾀 많고 재주 있고 흉내 잘 내는 장난꾸러기다. 원숭이는 모성애가 강하다. 도자기나 회화에서도 원숭이의 지극한 모성애를 볼 수 있다. 어미 원숭이가 새끼를 껴안고 있는 청자 연적이 대표적이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갛다. 왜 빨간지에 대한 설화가 있다. 원숭이와 게가 같이 떡을 해먹기로 했다. 떡이 다 되자 서로 혼자 먹겠다고 다투다가 게가 앞발로 원숭이를 뜯어 엉덩이가 빨개졌고, 게 앞발에는 원숭이 엉덩이 털이 붙게 됐다는 얘기다. 붉은색에는 벽사(�邪)의 의미가 있다. 나쁜 귀신, 재앙을 물리친다는 의미다. 빨갛게 칠한 원숭이 가면에는 재앙을 막으려는 옛사람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벽사[ 辟邪 ]-사귀(邪鬼)를 물리치는 것. 또는 재앙을 불제(祓除)하는 일.
사람들은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원숭이에게 잡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큰 건물의 지붕이나 사찰에 원숭이 상을 세우는 것은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한 것이다. 궁궐 지붕 위에 올린 원숭이 잡상(雜像)에도 같은 기원이 담겨 있다. '서유기'의 손오공을 형상화한 것으로, 당나라 태종이 밤마다 귀신이 기와를 던지며 괴롭히는 꿈을 꾸자 잡상을 올려 지키게 했다고 한다.
*잡상[ 雜像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놓이는 와제(瓦製) 토우(土偶)들.
기와지붕의 추녀마루 위에 놓이는 와제(瓦製) 토우(土偶)들.
장식기와의 하나로서, 이를 만드는 사람을 잡상장(雜像匠)이라 한다.
≪조선도교사 朝鮮道敎史≫에 의하면, 궁궐의 전각과 문루의 추녀마루 위에 놓은 10신상(神像)을 일러 잡상이라 하는데 이는 소설 ≪서유기 西遊記≫에 나오는 인물 및 토신(土神)을 형상화하여 벌여놓아 살(煞)을 막기 위함이라 한다.
≪어우야담 於于野談≫에 의하면, 신임관(新任官)이 선임관들에게 첫인사[免新許參]할 때 반드시 대궐문루 위의 이 10신상 이름을 단숨에 10번 외워 보여야 받아들여진다[許參]고 하면서, ① 대당사부(大唐師傅), ② 손행자(孫行者), ③ 저팔계(猪八戒), ④ 사화상(沙和尙), ⑤ 마화상(麻和尙), ⑥ 삼살보살(三煞菩薩), ⑦ 이구룡(二口龍), ⑧ 천산갑(穿山甲), ⑨ 이귀박(二鬼朴), ⑩ 나토두(羅土頭)의 상을 적고 있다.
곧, 여기에서의 대당사부는 삼장법사 현장(玄奘)이고, 손행자는 손오공(孫悟空), 사화상은 사오정(沙悟淨) 들로, 바로 ≪서유기≫의 등장자 또는 중국 토신의 이름들이다. ≪전율통보 典律通補≫에도 지붕 위에 손행자 등의 귀물(鬼物)을 만들어놓는다고 적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잡상 [雜像]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숭이를 뜻하는 한자 '�(후)'는 제후의 '侯(후)'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원숭이는 제후와 같은 높은 벼슬을 얻는다는 뜻을 갖게 됐다. 지혜와 출세의 상징이다. 조선 후기 작품인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는 원숭이가 나뭇가지로 게 두 마리를 잡으려는 모습을 묘사했다. 게의 한자 '甲(갑)'은 장원급제 의미를 담고 있다. 게 두 마리를 잡으려는 원숭이는 소과, 대과 모두 급제하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원숭이는 십장생과 함께 장수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국립중앙
원숭이가 좋은 의미만 갖고 있지는 않다. 영리하고 재주 많지만 간사하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자기 재주를 너무 믿어 스스로 발등을 찍는 면도 있으니 이를 경계하라는 속담도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등의 속담에 이런 뜻이 담겨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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