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문 등

'새 정치' 내걸고 집안싸움만 하다 갈라선 안철수와 문재인

최만섭 2015. 12. 14. 09:23

 '새 정치' 내걸고 집안싸움만 하다 갈라선 안철수와 문재인

입력 : 2015.12.14 03:23

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결국 탈당했다. 작년 3월 민주당과 살림을 합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안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도 없다"며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당 안에선 변화와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안 의원의 탈당은 작년 6·4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쫓기듯 합당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안 의원은 새 정치를 하겠다며 몇 달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사람을 모으고 다니다가 어려움에 봉착하자 주변과 어떤 상의도 없이 갑자기 민주당과 합당했다. 그러나 말이 합당이었지 흡수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때 이미 그가 말하는 새 정치라는 것이 실은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이합집산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안 의원은 야당 내 친노·주류 세력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야당의 변화와 새정치를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 그의 행태를 보면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서울시장, 대선 후보에 나섰다가 그만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 이후에도 그는 일관성 없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인상만 주었다. 그러는 사이 그를 돕던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곁을 떠나갔다. 한때 40~50%까지 치솟았던 지지율도 한 자릿수로 빠져버렸다. 그 책임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질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왜 안 의원의 미숙한 리더십,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문재인 대표의 책임도 더 컸으면 컸지 작다고 할 수 없다. 문 대표 측은 '끝까지 말렸지만 안 의원이 박차고 나갔다'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많은 국민은 친노 진영이 그동안 보여준 폐쇄적 집단주의와 패권주의 행태를 속속들이 기억하고 있다. 지금 야당은 지난 몇 년간 장외(場外)로만 떠돌았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 높은 강경파일수록 힘을 얻는 구조였다. 주로 그런 사람들이 주요 당직을 차지할 수 있었고 그 중심에 당 다수를 장악한 친노 세력이 있었다. 결국 야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분열시킨 책임은 최종적으로 당을 맡고 있는 문 대표와 친노 세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야권은 당분간 주류와 비주류가 각자 살길을 찾아 이합집산하는 혼돈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20년간 지역·보스·이념에 따라 수차례 되풀이됐던 분열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다. 자신만 옳다는 독선적 행태에 변화가 없다면 신당이 뜨더라도 자기들끼리 치고받는 양상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나라 제1 야당은 선거 때만 되면 갈라서고 합치기를 지난 10여 년간 거듭해 왔다. 당 이름도 얼마나 바뀌었는지 스스로도 모를 정도다. 유권자들이 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믿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체질을 바꾸지 않는 한 집권은 점점 불가능할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