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설] "일할 맛 안 난다"며 해외로 떠나는 한국 人材들

최만섭 2015. 11. 27. 10:17

[사설] "일할 맛 안 난다"며 해외로 떠나는 한국 人材들

입력 : 2015.11.27 03:22

우수 인력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돌아오지 않는 '두뇌 유출' 현상이 다시 악화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 유출(Brain Drain) 지수'는 10점 만점에 3.98로 나타났다. 두뇌 유출 지수가 10이면 모든 인재가 자기 나라에 남아 있으려 하는 것이고 1이면 다 떠나려고 하는 것을 뜻한다. 교육 자원을 투입해 애써 키운 인재 10명 중 6명이 남의 나라를 위해 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지수는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44위였다. 지난해 4.63(37위)으로 다소 개선되는 듯했으나 다시 하위권으로 주저앉았다.

두뇌 유출 지수 상위 5개국은 노르웨이·스위스·핀란드·스웨덴 등 서유럽 복지국가와 미국이 차지했다. 삶의 환경이 좋아 인재를 자기 나라에 묶어놓거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스펀지처럼 인재를 흡수하는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한국의 두뇌 유출이 말레이시아(19위)·터키(25위)·태국(28위)·인도(29위)보다 심각한 것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함께 발표된 '노동자 의욕(Worker Motivation) 지수'도 심각하다. 한국은 61개국 중 54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엔 서유럽 국가와 함께 홍콩(7위)·대만(9위)·말레이시아(10위)·일본(11위) 등이 포함됐다. 브라질(50위)·아르헨티나(56위)·베네수엘라(59위)처럼 우리가 "자원(資源)만 믿고 놀고먹다가 거덜났다"고 손가락질하던 남미 국가가 우리나라 언저리에 있다. 심지어 국가 부도에 직면했던 그리스(49위)가 우리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들이 "일할 맛이 안 난다"며 해외로 나가는 것은 기업과 정부가 그들이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고학력 취업 이민을 늘리고 중국이 해외에 있는 자국 인재를 흡수하는 것도 좋은 일자리를 공급하는 기업과 노동시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젊은 세대의 헝그리 정신과 기업가 정신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공급하는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