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23 03:06
[세계적 컨설팅·회계 기업 딜로이트 푸닛 렌젠 회장]
삼성전자는 SW생태계 구축하고 현대차는 자율주행 등 새 가치 만들어야
한국기업 경영진은 비슷한 학교 나와 비슷한 경험…
일 추진하기는 좋지만 다양한 아이디어 창출 어려워
"택시라는 제품과 콜택시라는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묶은 우버택시와 카카오택시가 택시(taxi)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기업은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세계적 컨설팅·회계 기업인 딜로이트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인 푸닛 렌젠(54)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딜로이트코리아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디지털 기술은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enabler)"라며 "요즘 성공하는 모든 기업은 디지털 기술을 지렛대로 활용해 기존에 없던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젠 회장은 딜로이트 창립 이래 140년 역사상 첫 인도인 CEO다. 인도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미국 윌러메트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딜로이트 미국 회장을 거쳐 올 6월부터 글로벌 CEO를 맡고 있다.
◇"최고의 必殺技는 차별화된 제품"
렌젠 회장은 "한국 기업이 더 나아가려면 서비스 부문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등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힘쓰는 게 유망하다는 것이다.
- ▲ 푸닛 렌젠 딜로이트 회장은 서울 여의도 딜로이트코리아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한국 기업은 경영진의 출신 배경이 다양해지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그가 이런 결론은 내놓은 이유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기존과 똑같은 제품과 서비스에는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저성장 추세가 좀처럼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never-ending story)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저성장 장기화를 돌파하는 해법으로 렌젠 회장은 네 개의 해법을 제시했다.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여라 ▲경쟁자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라 ▲고객 수요를 예측하라 ▲최적(最適)의 인재를 채용해 구체적 실행 방법을 만들라이다.
◇"교육 시스템 정비하고 창의적 혁신 꾀해야"
렌젠 회장은 한국 기업이 이런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 기업 경영진은 대개 비슷한 학교를 나와 비슷한 경험을 거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며 "생각이 비슷해 일을 추진하기는 좋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은 글로벌 고객을 상대해야 하며, 그런 차원에서 경영진의 출신 배경이 다양할수록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최근 흐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렌젠 회장이 꼽은 최고의 혁신 국가는 미국이었다. 그는 "미국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독점하지 않고 주변과 공유하면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문화를 구축해 놓고 있다"며 "이를 따라잡는 지름길은 없으며 교육 시스템을 정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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