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예쁜 말 바른 말] [251] '지루하다'와 '지리하다'

최만섭 2022. 7. 13. 05:12

 

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251] '지루하다'와 '지리하다'

입력 : 2022.07.13 03:30
*(지루한, 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골라 보세요. '지리한'은 많은 사람이 익숙하게 쓰는 표현이지만, 이는 '지루한'을 잘못 쓴 말입니다.

장마가 길어지는 경우 많은 사람이 '지리한 장마'라고 표현하지요. '지리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다' '지리한 기다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고요.

그러나 '지리하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돼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는 뜻을 가진 '지루하다'의 비표준어입니다. 지루하다의 '지루'는 '지리'(支離)의 모음 발음이 변해 굳어진 것인데요.

표준어규정 제11항에 따르면, 일부 단어에서는 모음의 발음 변화를 인정해 발음이 바뀌어 굳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지리하다'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지루하다'를 표준어로 삼고 있는 것이지요.


<예문>

­ㅡ계속해서 내리는 장맛비로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ㅡ지루한 일상을 벗어나서 신나게 즐길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ㅡ주민들은 2년 이상 끌어온 지루한 법정 공방에서 마침내 승소했다

­ㅡ새로 시작된 일일 드라마는 사건 전개가 지루하여 시청률이 높지 않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