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세번 양보했는데 또 굴복? 내 폰엔 항의문자 6200통" [단독 인터뷰]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이 파탄나고 당정은 내부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야당 탓만 하고 있는 여당에 중도층이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당이 착각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록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입법부 마비 사태’ 책임의 한 축이다. 그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사이, 국회가 한 달 넘게 완전히 멈췄기 때문이다.
비록 야당이지만, 국회 의석수만 놓고 보면 칼자루는 박 원내대표가 쥐고 있다. 민주당이 299석 중 과반인 170석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박 원내대표 역시 30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내 1당으로서 국회가 한 달가량 공전 상태에 있는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원내대표가 택한 국회 정상화의 첫 카드는 의장단 단독 선출이다. 그는 “고금리·고물가·고유가로 민생과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국회가 관련 입법도 하고, 정부 대책을 따져 물어야 할 때”라며 “국회 본회의 직전까지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국회의장단을 선출해 입법부 공백 상태를 막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이미 (여당에) 주기로 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선출은 하지 않겠다”며 “마지막까지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국회의장·법사위원장 동시 선출 제안에 대해 "어떻게 입법부의 수장과 상임위원장을 같은 저울에 놓고 얘기하느냐"라며 "정말 무책임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김경록 기자
박 원내대표는 이 대목에서 “지금도 문자가 왔다”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였다. 그의 휴대전화엔 문자메시지 6200통이 와 있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부분 ‘법사위 양보하지 마라’, ‘저쪽은 배 째라는 식인데 왜 야당이 양보하느냐’는 내용”이라며 “저는 이런 부담을 안고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권한도 없는 전임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법사위원장직을 넘기기로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던 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의 휴대전화엔 "법사위를 왜 양보하느냐"는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 6200통이 찍혀 있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정부는 6월 초 출범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인사검증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정부조직법을 개정하는 대신 대통령령을 수정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통제권을 부여하는 경찰국(가칭) 신설도 법 개정이 아닌 대통령령 수정으로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시행령 정치’에 대해 “위헌·위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인터뷰 3시간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 단독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4일 오후 2시로 확정했다. 원래 예정됐던 1일에서 사흘 미뤘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내정된 김진표 의원이 “협상을 더 해보라”는 취지로 박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국회를 파행으로 이끈다면 월요일(4일)에는 의장을 선출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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