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주연구원 “6·1 지선은 ‘완진싸’…검수완박·위장탈당에 자멸”

최만섭 2022. 7. 5. 04:57

민주연구원 “6·1 지선은 ‘완진싸’…검수완박·위장탈당에 자멸”

입력 2022.07.04 19:36
 
 
 
 
 
6·1 지방선거날인 지난달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의원, 윤호중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6·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쇄신 부재와 민심·당심의 괴리, 전략의 실종에 따른 참패이자 자멸”이라고 했다.

민주연구원은 4일 공개한 6·1 지방선거 평가보고서에서 “대선의 0.7%포인트 박빙 승부가 7석(광역단체장 당선 격차), 11%포인트 차이로 벌어진 대패로 바뀌었다”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서 ‘완진싸(완전히 진 싸움)’가 됐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은 “뺄셈 정치, 졌잘싸, 지지층의 환멸이 초래한 패배”라며 “선거 패배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20~50대의 투표 포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탈한 지지층을 회복하려는 쇄신 노력 없이 검수완박, 위장탈당, 최강욱 성비위 처리, 한동훈 인사청문회의 무능, 박지현 혁신안의 수용 거부 등 집토끼 중심의 전략만 고수했다”고 지적했다.

민주연구원은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도로 호남당’으로 축소·고립됐고, 광주의 낮은 투표율이 보여주듯 호남 유권자들도 환멸을 드러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민주연구원은 “’샤이 민주’만 외친 정신승리”라는 혹평과 함께 “‘샤이 민주’가 존재했다면, 그들은 내성적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 민주당의 행태에 지지자라는 사실 자체를 부끄럽고 수치스러워하는 민주”라는 해석도 내놨다.

구체적인 패배 요인으로는 “재보선, 대선 등 연속 패배한 정당다운 반성과 혁신의 치열함이 실종됐다”며 “당 쇄신보다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검찰청법 개정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민주연구원은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정치 쟁점의 전선에 당력을 집중했다”며 “국민들은 ‘검수완박’ 강행 처리를 ‘자신이 하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옳다’며 민심을 무시하는 내로남불 행태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성 지지자들의 득세로 대화와 토론, 타협의 정치가 실종됐다”며 “건강한 다수가 민주당을 멀리하는 주요 요인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롤에서 본회의 '검수완박' 법안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2.05.03 국회사진기자단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도 거론됐다. 민주연구원은 “반성과 혁신을 지방선거 승리 전략으로 보고 과감한 쇄신안을 제시했으나, 선거를 망치려는 내부총질로 폄훼했다”며 “상식적 수준의 혁신 제안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당의 행태를 국민들은 절박함이 없는 것으로, 언론은 당권투쟁에 몰두한 결과로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뻔한 인물’을 공천한 것도 민주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연구원의 자체 조사 결과 선거 패인으로는 23.3%가 ‘이재명·송영길 공천 정당성 미흡’을 꼽았다. 국정안정론 우세는 19.5%, 부동산 정책 실패는 15.9%였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당 혁신 요구와 관련한 내부 분란을 패인으로 꼽은 이들은 7.5%에 불과했다. 민주연구원은 “서울시장 공천, 호남지역 공천 등 곳곳에서 원칙과 기준이 불분명한 공천을 진행해 혁신 공천, 시스템 공천이 실종됐다”고 했다.

전략의 측면에서는 “역대 유례없는 ‘슈퍼 허니문’ 선거라는 점에서 견제론은 한계가 있었다”며 “견제론과 균형론, 일꾼론, 쇄신론 등이 우왕좌왕 제기됐다”고 했다. 젠더 균열에 대한 대응 전략의 부재와 세대·이념·지역적 고립 상황에서도 확장전략이 나오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혔다.

민주연구원은 ‘희망적인 측면’도 제시했다. 민주연구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속에 선거를 치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이김으로써 민주당에 쇄신을 바라는 국민 정서를 확인시켰다”며 “민주당과의 차별화가 당선에 영향을 줬다는 것은 (민주당에)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이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5대 혁신안은 분란 속에서도 넓은 공감대를 확보했다”며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혁신의 길로 들어설 계기를 만든 성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