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악

변협·시민도 필리버스터 “정권비리에 칼끝 향하자 수사시스템 파괴”

최만섭 2022. 4. 29. 05:05

변협·시민도 필리버스터 “정권비리에 칼끝 향하자 수사시스템 파괴”

9명 릴레이 연설… 유튜브 생중계
변협 부회장 “민주당 개정안 모순, 민생 눈감고 정치권 치외법권화”

입력 2022.04.28 18:43
 
 
 
 
 
변호사도 교수도 법안강행 비판 -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에서 왼쪽부터 차례로 권성희 대한변협 부협회장, 신인규 변호사,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필리버스터에는 박상수 변협 부협회장과 김연기·원영섭·박경호·김소연 변호사도 참석했다. /고운호 기자·뉴시스·대한변협 유튜브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대한변협회관 14층 대강당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 차원이었다. 변협 출범 이후 이런 성격의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오후 2시 이종엽 대한변협 회장은 “국민 권익 보호와 법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검수완박 졸속 입법을 저지하고 진정한 개혁 입법을 촉구하는 시민 의회를 개최한다”며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렸다.

이날은 권성희·박상수 변협 부회장, 서민 단국대 교수,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인규·김연기·원영섭·박경호·김소연 변호사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한 명당 30분씩 연사 9명이 오후 6시까지 연설을 이어갔다. 필리버스터는 이날부터 당분간 매일 진행될 예정이다. 연설은 대한변협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28일 오후 서울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입법추진 회의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에서 참여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윗 사진),대한변호사협회 권성희 부협회장, 박상수 부협회장, 신인규 변호사, 원영섭 변호사(아래 왼쪽부터) /뉴시스

첫 번째 연설을 맡은 권성희 변협 부협회장은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만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검찰은 더 이상 공직자의 직권남용 범죄 등 대부분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며 “성급한 입법을 중지하고 국민을 위한 진정한 개혁 입법에 나서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권 부회장은 “검수완박 개정안은 개별 조항이 서로 모순되거나 오히려 후퇴한 듯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민생 범죄에는 눈감고, 정치권은 치외법권화하는 데 의기투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이 법조인들의 여론이다”라고 했다.

 

서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막강한 권력을 쥐었던 대검 중수부를 없앤 것. 이런 게 바로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선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적폐’ 수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엄청나게 커졌다”고 했다. 신인규 변호사는 “검찰 특수부 인력을 대폭 보강해 전 정권 비리에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다, 그 칼끝이 자신들을 향하니 그제야 검찰 개혁을 명목으로 수사 시스템을 완전히 헝클어 놓고 있다”고 했다.

홍승기 교수는 “2022년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라면서 “입법이 되더라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제도라 다시 (검수완박 이전으로) 돌이킬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연기 변호사는 “민주당 의원 171석이 찬성하니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히틀러가 독일에서 한 일들, 일제의 을사조약도 ‘합법적’이니까 동의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형식적 법치주의가 정당한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원영섭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있고 1년이 지난 지금 피해자는 신속한 형사 구제를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사람은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진실은 불편한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