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2021.10.15

친명이 친문 꺾었다… 이재명 복귀 빨라지나

최만섭 2022. 3. 25. 04:43

친명이 친문 꺾었다… 이재명 복귀 빨라지나

민주 원내대표에 박홍근… 당내 세력판도 바뀌나

입력 2022.03.25 03:00 | 수정 2022.03.25 03:00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신임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2위 득표자인 박광온(오른쪽) 의원과 손을 맞잡은 채 꽃다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 3선의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에서 3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박 의원을 눌렀다./이덕훈 기자

172석 거대 야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원내 사령탑에 선출된 3선 박홍근(53·서울 중랑을)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강한 야당”과 “정치 보복 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 반대하는 이른바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친(親)이재명계의 지지를 받은 박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친문(親文) 중심으로 짜였던 당내 구도에 변화가 생기고 이재명 전 지사의 복귀도 빨라질 전망이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에서 “정치 보복을 기필코 저지하겠다”며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의 독선과 불통,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검찰의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장동 특검’과 정치 개혁 입법은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수사권을 분리하는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앞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23일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완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를 거론하며 “누군가는 총칼을 맞더라도 이 험난한 고비를 앞장서서 넘어가야 한다, 그 선두에 서겠다”며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후보 등록 없이 전체 의원을 후보로 하는 ‘콘클라베’ 방식으로 치렀다. 4선 안규백 의원, 3선 김경협·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 5명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이 1차 투표 ‘커트 라인’(10% 이상 득표)을 넘었다. 따로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던 초선의 최강욱 의원도 깜짝 통과했다. 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박광온·박홍근 의원이 3차 결선투표를 치러 박 원내대표가 당선됐다. 민주당은 후보별 득표 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꽤 팽팽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전남 고흥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경희대 총학생회장을 하며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시민사회단체에 속했다가 2007년 민주당에 입당해 19대 총선부터 서울 중랑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당내에서 옛 박원순계, 586 운동권 출신이 중심인 민평련계로 분류됐는데, 이번 대선 때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선대위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재명계의 지지를 받은 박 원내대표 당선으로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이 기존 친문에서 친명(親明·친이재명)으로 옮겨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선거가 박 원내대표와 박광온 의원의 양강 구도로 진행됐는데, 박 원내대표가 친문재인·이낙연계 지지를 받은 박광온 의원을 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였던 선거에서 3차 결선투표까지 가며 팽팽한 대결이 이뤄진 것을 감안할 때 “당 주류가 바뀌었다고 보는 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가장 강하게 개혁을 주장한 게 의원들 표심을 얻는 데 주효했던 것 같다”며 “당내 친문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선을 치르면서 민주당 내 신(新)주류로 떠오른 이재명계가 새 원내대표까지 배출하면서, 이 전 지사의 정치권 복귀도 빨라질 것이란 말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이 전 지사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일정 역할을 한 뒤 오는 8월 전당대회 때 당대표에 출마할 것이란 예측이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투표에서 이 전 지사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표를 던진 의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전 지사 조기 등판 목소리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