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백영옥의 말과 글] [244] 불안과 두려움의 차이

최만섭 2022. 3. 19. 10:44

[백영옥의 말과 글] [244] 불안과 두려움의 차이

입력 2022.03.19 00:00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체감 불안지수는 코로나 초기인 2020년과는 좀 다르다. 2020년 코스피지수가 최저 1457포인트를 기록한 3월 19일 신규 확진자 수는 87명이었다. 지금은 일일 확진자 수가 최대 60만명이 넘었지만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작아졌고, 분노가 더 크다. 그동안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대상을 파악해 백신을 만들었고, 코로나가 잦아들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단지 숫자의 크기에 있지 않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우리 뇌와 심리에 달려있다.

그러면 불안과 두려움은 어떻게 다를까. 굳이 마음속 감정까지 구분해서 알아야 하냐고 묻고 싶겠지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오한’과 ‘두통’이라는 증상의 이유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뇌염’일 수도 있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증상’과 ‘원인’을 구분하는 건 중요한데,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안은 미래가 불확실해서 앞으로의 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관념이다. 반면 두려움은 달리는 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 위험이 코앞에 닥쳤다는 뚜렷한 느낌이다. 두려움은 현재의 감정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감정이고, 해결책 역시 달라야 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정확한 언어를 모르면 왜 마음이 힘들고 괴로운지 알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축적한 다양한 ‘편견과 편향’들 속에 서 있다. 편견과 편향을 ‘심리적 지름길’이라고 표현하는 건, 그것이 빠른 판단의 근거가 돼 선택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이는 상황을 빨리 확정짓고 싶은 ‘마음의 습관’과 연관돼 있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신체 회복이나 아픔의 정도가 달라지듯,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므로 ‘재조정’과 ‘재해석’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곳에서 떨어뜨린 열쇠를 밝다는 이유로 엉뚱한 곳에서 찾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