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 당선-2021.11.05

야권 단일화 놓고 ‘책임 공방’… 주말에 돌파구 열리나

최만섭 2022. 2. 24. 05:02

야권 단일화 놓고 ‘책임 공방’… 주말에 돌파구 열리나

국민의힘·국민의당 단일화 장외 신경전
단일화 비공개 협상 과정서 오간 내용까지 공개했지만…
野 “尹, 安에 만나자고 제안… 安도 시간 조정하겠다고 답해”

입력 2022.02.24 03:47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본부장이 밝힌 '합당 제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3일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서로 ‘거간꾼’ ‘속 좁은 사람’ 같은 단어로 상대를 조롱하며 자극했고 양당 지도부 인사들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오간 내밀한 내용을 공개하는 폭로전도 벌였다. 야권에선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지지층 열망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야권 진영에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이번 주말 단일화 의사를 타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여론조사를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윤 후보에게 제안했다가 응답이 없자 지난 20일 제안을 철회했다. 이후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선거 판세도 혼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양측 모두에게서 “단일화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란 말도 나왔다. 윤 후보도 이번 주말(26~27일) 안 후보와 만남을 추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에서도 윤 후보가 단일화 돌파구를 모색하려 한다면 내각 배분이나 공천권 같은 지분 문제가 아니라 가치 연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안 후보 측 한 인사는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정치·노동·연금·교육 관련 개혁 어젠다를 수용하고, 향후 국정 운영을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단일화 협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안 후보 측 인사는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후 윤 후보 측에서 이런저런 인사가 물밑 접촉을 시도해왔지만 윤 후보 의중을 담보한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안 후보에게 주지 못했다”며 “결국 두 후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거쳐 후보들이 진정성을 갖고 단일화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중진 서병수 의원은 통화에서 “지인을 통해 안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위해 만나자’는 뜻을 전달했고, 안 후보가 ‘시간을 조정해보겠다’고 답해 왔다”며 “안 후보가 아예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안 후보도 이날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단일화 여지가 전혀 없느냐는 물음에 “지금도 제 제안(여론조사 경선)을 받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받는다면 또 모르겠지만”이라고 했다. 한 야권 인사는 “안 후보에게서 ‘단일화는 없다’는 종전 완고한 태도와는 다른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23일 국회에서 '이달 초 안철수 대선 후보의 사퇴를 조건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을 받았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가운데 양측 인사들은 이날 단일화 결렬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라디오에 나와 “우리 후보(윤석열)는 통 큰 사람인데 통 큰 사람과 속 좁은 사람(안철수)이 만나면 복장이 터진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당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태규 의원이 이준석 대표와 물밑에서 진행했던 단일화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2월 초 이준석 대표에게 안 후보 사퇴를 전제로 양당이 합당하면 대선 후 국민의당의 공천 참여를 보장한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3·9 서울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안철수 공천’도 이 대표가 언급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막후에선 합당안 등을 제안해놓고 안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 측 모 인사가 ‘안 후보가 출마 포기와 지지 선언은 하되 합당은 안 하는 방향’으로 제게 문의를 해와 ‘합당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양측 충돌을 두고 야권에선 “지금은 책임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니라 단일화 불씨를 살릴 방법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라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머니투데이·한국갤럽이 지난 21~22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39.0%)와 이재명 후보(38.3%) 지지율 격차는 0.7%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54.2%)이 ‘정권 유지를 원한다’는 응답(37.6%)보다 16.6%포인트나 높았다. 야권 관계자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분열해 다자 대결을 벌일 경우 정권 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치부에서 국회, 정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질문은 그를 귀찮게 해' 등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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