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호텔 자폭테러, 미군 포함 최소 13명 사망.... “확실한 IS소행”
공격 직전 잇따른 경고에도 미 해병대원 3명 포함해 수십 명 부상
입력 2021.08.27 01:43
26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쪽에서 폭발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와 인근 바론 호텔에서 자살 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두 건의 테러가 발생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차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트위터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과 인근 호텔에서 복합적 테러 공격이 발생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 당했다고 26일(현지 시각)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군 사망자도 발생했다. AP통신은 탈레반보다 더 극단적인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것으로 “확실하게 여겨진다(definitely believed)”는 또 다른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늘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복합적 공격(complex attack)으로 여러 명(a number of)의 미군이 사망했다고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여러 명은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그는 트위터를 통해 “(카불 공항의 3개 출입구 중 하나인) 애비 게이트에서의 폭발은 복합적 공격의 결과로 미국인과 민간인 피해가 있었다”고 알렸다. 또 “애비 게이트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바론 호텔 인근에서 최소 한 번의 폭발이 더 있었다”고 했다. 자살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뒤에 산발적인 총성도 들렸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두 번의 강력한 폭발로 다친 부상자를 의료진이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AFP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 관계자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고 많은 탈레반 조직원도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서 “초기 정보에 따르면 5명의 미군이 다쳤고 그중 최소 1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미 해병대원 등 미군 1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AP통신은 러시아 정부 당국자가 “최소 1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카불의 한 외과병원은 “60명 이상의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미국, 영국, 호주 정부가 카불 공항에 대한 IS 테러 가능성을 계속해서 경고하던 가운데 일어났다. 전날 저녁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은 “카불 공항 외부 출입구에 대한 안보 위협 때문에 미국 시민들이 별도로 미 정부 관계자의 지시를 받지 않은 이상은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공지했다. 영국, 호주도 비슷한 공지를 했다.
공격 당일 아침 제임스 히피 영국 국무차관은 BBC라디오에 “임박한 공격(imminent attack)에 대한 매우, 매우 믿을 만한 보고가 있어서 국무부가 어젯밤 지침을 바꿔 사람들에게 카불 공항으로 오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서 새로운 지시를 기다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이 위협은 믿을 만하고, 임박했으며, 치명적이다. 이슬람국가가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을 진지하게 우려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테러 공격으로 미군도 피해를 입으면서 미군 철수를 제대로 계획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입지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국 내에서는 아프간 미군 철수로 인해 테러 위협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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