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하루만에 약속 깼다, 아프간 국기 들자 무차별 발포
“보복 처형 없다” 다음날 군중에 총쏴
외신 “2명 사망, 12명 부상”
입력 2021.08.18 21:08
탈레반이 18일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앞세운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Jai_rathore26 트위터
탈레반이 18일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앞세운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파지호크 아프간뉴스와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州) 잘랄라바드, 코스트주(州) 코스트, 쿠나르주(州) 아사다바드 등에서 아프간 국기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던 군중을 향해 탈레반이 총을 쐈다.
탈레반이 18일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앞세운 시위대를 향해 실탄 사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코스트주(州) 코스트에서 아프간 국기를 앞세우고 시위를 벌이던 군중을 향해 탈레반이 발포를 하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트위터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이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코스트의 한 거리에서 총소리가 울려퍼지면서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달아나고 건물 안으로 몸을 숨기는 장면이 나온다. 한 현지 네티즌은 “코스트에서 탈레반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게양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낭가르하르주(州) 잘랄라바드에서 포착된 영상./Jai_rathore26 트위터
잘랄라바드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무자비하게 가해지는 총격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시위대는 서둘러 몸을 피하기 위해 달아난다. 이 발포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번 총격은 탈레반이 아프간 국기에 자극받아 저지른 것으로 관측된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장악 후 기존 국기를 자신들을 상징하는 깃발로 교체하고 있었다. 기존 국기는 ‘탈레반 점령 이전 상태’를 요구하는 의미가 된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시위대는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앞세워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InamKak62765267 트위터
탈레반은 전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고 여성 인권도 존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총격 외에도 이날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태까지 벌어져, 탈레반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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